
' 가정의 달 '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격(攻擊)하라 이것이 약발 있는 첫 계약(契約)이니 이는 네만 잘 되고 땅에서 장사(葬事)하리라.”
‘에베소서’ 말씀을 읽다 굴절(屈折)된 시각으로 내 눈에 다가온 구절이다.
부모를 공경하라고 가르친 효도의 기본은 이미 지난 옛 시대 이야기다.
갈수록 부모를 홀대(忽待)하는 사례(事例)가 흔하기에, 마치 옛적 끼니를 굶고 살아가던 고려장(高麗葬)시대를 무색케 하고 있다.

노부모를 흔한 노인복지시설 따위에 모시는 자식은 그나마 한구석에 양심이 있어 뵌다.
그러나 병약한 부모일수록 멀리 떨어져 있는 게 효도라며, 흔한 요양병원이나 복지시설에 모셔둔 채,
방역수칙을 탓하며 ‘얼싸 좋다〜’ 아예 코빼기를 뵈지 않는 현실이, ‘위드코로나 시대’속에서 굳어져버린 행태(行態)다.

올봄에 본 뉴스다. 치매 앓는 팔순노모를 관광시킨다며 제주해안절벽에서 차 사고를 빌미로 숨지게 한
이 시대의 일그러진 망나니 자식의 잔인(殘忍)함은 또렷한 존속살인행위로 모두를 경악(驚愕)시켰다.

짐승보다 못한 자식들로부터 내팽개쳐져 홀로된 어버이가
독거노인(獨居老人)신세로 버티다 숨진 지 몇 주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고독사(孤獨死)는 어쩌면 어느 훗날 우리가 겪을 비참(悲慘)함 같다.

아서라! 이런 뉴스를 볼 때마다 냉혹(冷酷)하게 바뀌는 현실이 빠른 속도로 다가옴을 체감(體感)한다.
바야흐로 초고령 사회가 된 지금은 노부모 수난시대, 노인들이 겪고 있는 심각한 환란의 시대다.
‘부모가 자식들 눈치 보는…’ ‘늙은 부모가 자식들의 골칫덩이가 되는…’ ‘부모 모시기가 싫어 아예 이사를 떠나는…’ ‘내가 원해서 부모로부터 태어난 것도 아닌데…’라는 말이 흔케 난무하는 시대다.

최근 보건복지부 발표에 충격을 받았다. OECD에 속한 37개 회원국가 중에서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자살률이 해마다 늘어
아뿔싸! 자살왕국 일본을 웃도는 높은 통계로 계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단다.
이는 노인복지제도가 뛰어난 일본에게서 노인자살률 1등자리를 빼앗아온 부끄러운 성적임이 분명해,
초고령화 시대에 다급해진 정부는 국민적 관심과 노인자살예방을 위하여,
‘우리를 보살폈던 그 손, 이제 우리가 잡아드려야 할 때 입니다!’ 라는 메시지가 담긴 공익광고까지 TV로 방송하기에 이르렀다.
 요즘 노부모들 의식은 ‘줄 것 남길 것 없이, 있는 것만큼 마음껏 쓰면서 편하게 살자!’란다.
그래서 비슷한 또래의 늙은이들끼리 모이면 으레 우스갯소리로 ‘9988234〜’라고 꼰대구호(?)를 외쳐댄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 이틀만 앓고 사흘째 세상을 떠나자〜’는 뜻으로 노래까지 유행한다.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시 90:10)라는 구약시대 기도문을 보더라도,
이 땅의 뭇 자식들도 훗날에는 지금의 노부모와 똑같은 처지에 이를 텐데,
어김없이 환급(還給)받을 난세(亂世)의 모습을 어찌하여 스스럼없이 자행(自行)하고 있는지 안타깝다.

시인 엘리엇(T. S. Eliot)이 읊든 ‘잔인한 달 4월’을 보내고,
코로나로 묶였던 방역조치가 풀리면서 ‘가정의 달 5월’을 맞았다.
기껏 마스크 한 장보다 쓸모없는 카네이션 꽃송이를 옷깃에다 액세서리로 꽂아주는 겉치레보다는,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부모 섬김’을 실천하는 자식들이 많아지길 바랄뿐이다.

몇 해 전 5월의 어느 날이다. 홀로된 지 오래 된 노령(老齡)에다 갑자기 치매 끼가 보여 경기도에 있는 아들로부터 모심을 받고 떠난다며
정들었던 대구장로합창단의 찬양모임 때 눈물로 작별인사를 남기셨던 테너파트 K장로님의 모습은,
지금껏 내가 기억하는 가장 훈훈하고 아름다운 ‘가정의 달’ 추억이다.
 “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恭敬)하라 / 이것이 약속(約束)있는 첫 계명(誡命)이니 이는 네가 잘 되고 / 땅에서 장수(長壽)하리라.” (엡 6:2〜3) ♥ DEC150/늘 찬양하는 큰 머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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