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기도, 어찌 생각하십니까? 작성자 청지기 2007-02-23 조회 2043
읽는 기도, 어찌 생각하십니까?




읽는 기도, 어찌 생각하십니까?

2년전 이때쯤, 웃기는 설교로 한창 인기를 모으고 있던 J 목사님이 우리 교회에 부흥회 인도차 오셨더랬습니다. 역시 소문대로 3일간의 집회기간 중 시종 웃음보따리가 터졌습니다. 정말 묵은 체증이 시원하게 내려가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그때, 믿는 사람들을 향해 말씀 전하는 목사님들이 많은 반면 불신자들을 상대로 공중파 텔레비젼으로 복음 전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그 몫을 담당하겠다고 하더군요. 그분의 뜻대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불신자들에게도 인기있는 목사님으로 유명인사가 된 건 이미 다 아는 사실입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장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우울하게 살아가는 이 시대에 웃음을 담아 복음 전하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그런데 예배 때 대표기도에 대한 말씀은 좀 생각해볼 문제였습니다.
우리가 많이 들어서 익히 아는 예화였습니다. 예배시간에 대표기도하러 나간 사람이 미리 써온 기도문을 읽는데 선풍기 바람이 휘익 지나가면서 그만 날아가버렸다고, 그래서 우왕좌왕했다고. 평소에 얼마나 기도를 하지 않으면 써서 읽어야 하느냐고...(한바탕 웃음이 터졌지요.)

우리 교회에서는 담임목사님이 지난 20여년간 직분자 교육을 하면서 한주간 준비하여 정리한 기도문으로 대표기도하도록 가르쳐 왔습니다. 그런데 장 목사님의 말씀으로 인하여 기도문을 읽는 기도자들은 일순간에 믿음이 모자라는 사람으로 평가절하되었습니다. 착한 성도들이 얼마나 순진합니까. 보통 목사님도 아니고 그렇게 유명한 목사님의 말씀이니...

그러나 요즘 수 많은 교회에서 기도문을 써서 읽고 있는 것을 봅니다.
그렇게 읽는 기도는 정말 수준이 낮은 기도일까요? 설교도 한 주간 기도하면서 준비한 원고로 말씀을 전하는데 기도는 그냥 올라가서 드려야 신령하다? 물론 기도에 능한 이들이야 상관 없을 수 있고 모두 그런 수준이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지만요.(기도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예배시간 문제로 정리해서 기도하도록 하는 교회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온누리교회 예배 실황방송을 시청하다보니까 기도문이 화상으로 뜨더군요. 처음에는 생소한 일이라 좀 의아했습니다. 그러다가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듣지 못하는 장애우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라고 생각하니 고마운 마음이 들더군요. 설교를 수화로 전하기도 하지만 기도문을 영상으로 띄워주는 것, 얼마나 멋진 일입니까?

이런 사례가 생각납니다. 어느 교회가 예배당을 신축하고 바닥에 카페트를 깔면서 일부에서는 예수님의 보혈을 의미하는 붉은 색으로 하자, 다른 일부에서는 푸른 초장을 의미하는 초록색으로 하자....어찌보면 아주 사소한 문제일 수 있는데 마치 순교할만한 일이라도 되는 듯 과열되는 바람에 결국에는 고생고생하면서 앞장 섰던 담임목사님이 그 교회를 떠났다는 가슴 아픈 소식 말입니다.

우리는 본질을 떠나 형식에 너무 얽메이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기도하는 방법이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오히려 기도의 내용이 문제 아닐까요? 사람들의 귀에 듣기 좋은 유창한 기도라고 다 좋은 기도일까요? 하나님의 마음에 합당한 기도, 성령이 인도하시는 기도인가가 우리의 관심이 되어야 마땅한 것 아닐까요?
-대장합150/찬양하는 순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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