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뎅이를 보여주는 목사 교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아담한 건물을 하나 짓고 있는데 어느 때부턴가 건물 꼭대기에 십자가가 하나 서 있었습니다. 대지가 넓지 않으니 건물 또한 그리 크지 않지만 곳곳에 정성을 기울이는 흔적이 역력한 걸 보니 어느 개척교회가 천신만고 끝에 제 건물 가지려고 한 자락 땅을 사고 피땀 어린 교회를 짓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짠~했습니다. 궁금한 것은 그냥 지나치기 어려워하는 모험심(?)이 발동하여 구경할 겸 해서 올라가 보았더니 연세 지긋하신 분이 내부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어느 교회 장로님이라고 했습니다. 이야기 중에 협동장로라는 말을 비쳐서 임직 받은 교회를 섬기지 못하고 옮기신 것 보니 가슴에 상처가 많았겠다고 했더니 누에고치 실 풀어내듯 일손 멈추고 속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장로가 되어서 임직 받은 교회를 제대로 섬기지 못하고 이런 저런 사정으로 교회를 두 번이나 옮겼는데 지금 교회에서도 손님같은 기분이 가끔 든다고 해서 마음이 많이 아프셨겠다고 위로해 드렸지요.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목사는 궁뎅이만 보여주면 교인들은 따라간다~"고 했습니다. 강단에 엎드려 기도하는 목사의 궁뎅이, 열심히 섬기고 봉사하느라 보여주는 궁뎅이... 자식들은 부모의 등 뒤에서 배운다고 했던가요? 참으로 의미있는 말씀인 것 같아서 제 목회생활도 되짚어보았습니다. 목사가 뒤따라 올만한 모습은 보여주지 못한 채 따라오지 않는다고 목청 높여 질책한 적은 없었을까? 성도들의 형편은 생각지도 않은 채 내 기준으로 평가하고 비판한 일은 또 얼마나 많았을까? 그러면서 다짐했습니다. "그래, 궁뎅이를 보여주는 목사가 되자." -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