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을 맞은 이른 새벽녘마다
잠에서 깨어 교회를 향하고 있는데...
지난 밤 잠들기 전에
종합 뉴스를 통해 봤었던
세상의 어눌한 모습들을
말끔히 씻겨 주려는 듯
아직도 차갑게 느껴지는 빗줄기가
차창(車窓)을 때렸고...
사순절을 시작하며
며칠 전부터 계획했던
담임목사 청빙을 위한
전교인 특별새벽 기도회에는
가까이든 멀리서든 뭇 교인들로
가득 넘치게 1층 예배실을 채웠고...
모두가 부르는 찬송도 뜨거웠다
울부짖는 기도마저도 큰 소리였고
젊디젊은 부목사님의 메시지 외침은
갈수록 강하기만 하였다.
모두가 바라는
담임 목사님의 모습은
영롱하게 빛나는 보석 같은 내용으로
능력의 메시지를 전하는 분일까?
기름진 목소리와 풍채로
젊고 싱싱한 의욕을 지닌
탤런트 같이 생긴 멋진 뿐일까?
양떼를 푸른 초장 맑은 물가로 인도할
선하고 인자한 목자 같은
온유·겸손한 모습의 목사님일까?
하늘 우러러 외치는
모두의 바람과 기대는
저마다 다를지라도...
나이든 장로는
눈물로 호소를 했었지요.
“주님,
나와 이웃의 눈높이에 알맞은
그만큼의 믿음을 지닌 목자를 주옵소서.
젊음의 강열한 열기보단
온유·겸손한 사랑의 온기(溫氣)를 지닌...
입으로만 외치는 강력한 메시지보단
긍휼과 사랑으로 무릎 꿇어 섬기는 자세로,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아 헤매는
소박한 모습의 선한 목자를 주옵소서.
무릇
좋은 씨앗을 바라기 전에
비록 연약한 생김의 씨앗일지라도
기름진 땅 옥토(沃土)에 심겨져
백배 천배의 수확을 기대하도록
먼저 나의 마음 밭을 갈아
기름진 땅이 되게 하옵소서
새벽을 깨워 달려왔으니
가슴을 찢어 풀어 해칩니다
돌 자갈밭, 가시덤불 같았던
내 마음의 밭은 뒤집어 갈아엎어
기름진 옥토를 만들게 하시고
이 땅에 알맞은 씨앗을,
그 새로운 씨앗을 심게 하소서
바라기로는
채찍 맞고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를 향하는
예수님의 모습을 닮은 목자가,
베풀고 나누려는 엄마의 젖무덤 같은
따뜻한 사랑 깃든 목자가
우리 앞에 임하게 하소서
예수 이름으로
아멘.”
지난 3.1절 새벽녘
나라 위한 기도회 때부터
새벽기도의 재단을 쌓으면서
가슴을 찢어 헤치는 마음으로
하늘 우러러 부르짖는
늙은 머슴의 단 한 마디 기도의 제목은
“새벽을 깨워
내 마음의 밭을 갈리라”였음에...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비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예레미야 33:3)
온 누리에 (春雪)과 봄비가 촉촉이 내리는 날에...,
- DEC150/늘 노래하는 큰 머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