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기도는 제발 좀 짧게 하라 / 어느 목사님의 글이 너무 솔직하고 맞는 내용 같아서 옮겼습니다. 참고하시길.../더 못 말려~

얼마 전에 십 여명의 성도들과 같이 식사를 하게 된 적이 있었다.
식사를 시작하기 전에 내가 물었다.
“식사 기도를 누가 할까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모든 사람들이 나를 지목하면서 외쳤다.
“목사님이요!”
“당연히 목사님이 하셔야죠!”
“목사님이 하세요.”
왜 모든 사람들이 내가 식사기도를 하기를 원할까?
내가 아주 신령하기 때문인가?
그것은 결코 아니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나의 식사기도는 결코 5초를 넘기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모두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식사기도를 내가 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식사 기도에 대해서 생각할 때 떠오르는 악몽이 있다.
오래 전 몇몇의 청년들과 교회에서 열심히 노가다를 한 적이 있다. 일을 마치고 너무나 허기가 져서 식당에 들어가서 밥을 시켰다.
식사 기도를 드리고 밥을 먹어야 하는데 그 자리에 나보다 몇 살 연상인 전도사님이 계셨다.
나는 당연히 그에게 기도를 시키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전도사님의 기도가 시작되었다.
아, 그러나 나는 그에게 기도를 시킨 것을 얼마나 후회했는지!
지극히 경건하게 시작한 그의 식사 기도는 5분이 되고 10분이 되어도 끝이 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우리는 모두 다 너무나 배가 고파서 쓰러질 지경이었다. 코밑에서는 지글지글 끓고 있는 찌개의 환상적인 냄새가 올라오고 있었다. 이것을 한 숟가락 떠서 입 속으로 집어넣는다면 얼마나 행복할 것인가! 하지만 기도가 끝나기 전까지 우리는 아무도 그 찌개에 손을 댈 수 없었다. 그것은 너무나 슬픈 현실이었다!
코앞의 북한에 고향이 보이지만 갈 수 없는 이산 가족의 슬픔.. 물론 그 정도까지야 아니지만 나의 입은 정말로 간절하게 찌개의 국물을 만나기를 소원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은 서로 만날 수 없는 관계였다. 저 끔찍한 기도가 끝이 나기 전에는 말이다.
전도사님의 기도는 이어졌다. 오, 주님.. 우리에게 역사하여 주시옵소서! 그의 기도는 점점 더 웅변적이 되어갔다.
오., 세상에.. 지금 찌개의 국물이 식어가고 있는데 뭐를 어떻게 역사하여 달라는 것인가! 찌개는 따뜻할 때 먹어야 한다. 그러니 무슨 역사인지는 모르지만 일단 나중에 역사하는 것이 좋은 것이다.
나중에 너무나 지쳐서 모든 것을 포기했을 때에 드디어 기도는 끝이 났다. 나는 그 동안 정말로 굳게 결심한 것이 있었다. 나의 식사 기도는 절대로 3초를 넘지 않겠다는 것.. 오, 주님.. 귀한 음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아멘.. 이렇게 말이다.
이러한 일들은 어쩌다 한번 있게 되는 운이 나쁜 일인가?
아니다. 그리스도인들이라면 누구나 수도 없이 이러한 식사 기도 고문을 많이 겪어보았을 것이다.
구역예배라든지, 무슨 모임이라든지.. 하여튼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식사의 기도는 으례 무지하게 길다. 그동안 건물 다섯 개는 짓고 허물 수 있을 것이다.
어린 아이들은 지루함을 참지 못하고 맛있는 음식을 집어먹으며 그것을 발견한 어머니들은 한 손으로는 아이의 손을 꼬집고 다른 손으로는 아이의 입을 틀어막는다. 아이가 울어서 그 길고 긴 식사기도가 중단되면 안되기 때문이다.
식사기도를 할 때보면 무슨 감사의 제목들이 그렇게도 많은지 모르겠다. 이상하게도 평소에는 별로 감사하며 사는 것 같지 않은 이들이 많은 음식을 앞에 두고 있으면 온갖 감사가 끊어지지 않고 나오는 모양이다.
식사기도를 그 자리에 초청 받은 목사님이 하게 된다면 그때는 정말 복잡해진다. 기도는 성경 강해에서부터 시작하여 온 세계의 사건과 상황을 두루 돌아다니기도 하며 그 자리에 앉아있는 모든 사람들의 이름들이 하나씩 등장하기도 한다.
물론 그들의 모든 구체적인 문제들은 하나 하나 열거되면서 축복기도가 덧붙여진다. 거기에 자기 이름이 나오지 않는 사람은 삐질 수도 있다. 누구는 조금 더 길게 기도해주고 누구는 조금 짧게 해준다면 그것 때문에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한 이들은 열을 받아서 음식을 먹다가 체할 수도 있다. 아무튼 그리스도인들의 기도 문화는 정말 독특하다.
어떤 목사님이 식사기도를 무지하게 오래 하고 있었는데 그 집 아이의 인내심이 드디어 바닥이 났다. 그 아이는 오랜만에 맛이 있는 음식이 산더미같이 쌓인 것을 보고 기대와 기쁨이 충만한 상태에 있었다. 하지만 목사님의 기도가 끝이 나기 전에 음식을 건드리기만 하면 맞아죽을 줄 알라고 엄마에게 이미 사전 교육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감히 음식에 손을 댈 수는 없었다.
끝이 나지 않는 기도에 아이는 절망한 나머지 그만 울고 말았다.
“으앙~.. 왜 이렇게 기도가 길어.. 엉엉엉..”
..... 제안을 하고 싶다.
부디 거창하고 복잡하게 믿지 말고 단순하고 가볍고 즐겁고 재미있게 믿으라.
신앙이란 형식이 아니고 삶이다. 거창하고 무게 있는 삶이 아니고 따뜻하고 사랑스러우며 자유로운 삶이다.
만약 당신이 식사기도를 해야할 상황이 생긴다면 최대한 빨리 기도를 마치고 즐겁게 식사를 하라.
그저 음식에 대해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교제하는 것에 대해서 감사를 드리면 된다. 거기에는 5초 이상은 필요하지 않다.
당신이 그렇게 한다면 처음에는 당신은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겠지만 아마 조금 지나면 모든 사람들은 당신에게 식사기도를 부탁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도 배가 고플 것이고 복잡한 것보다는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것이 좋다는 사실을 차츰 알아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마디 덧붙이자면, 음식이란 원래 뜨거울 때 먹는 것이 맛이 있는 것 아닌가?
- 출처 / http://cafe.Godpeople.com/garden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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