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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이 핀란드를 만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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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순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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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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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2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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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이 만들어낸 나라, 핀란드
북유럽의 작은 나라 핀란드가 음악 강국임을 아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인구 540만 명으로 서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나라지만, 높은 수준의 오케스트라와 음악 교육기관들이 많이 있는 곳이 핀란드이다. 전국에 음악교육기관이 150개나 되며 직업교향악단만도 30여개에 이르고 있다. 전문 음악제가 70여개에 이르고 있고, 음악 프로그램이 포함된 문화축제까지 하면 300여개나 된다고 한다.
특히 이 작은 나라에서 최근 훌륭한 지휘자들이 많이 배출되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코 프랑크(벨기에 국립 교향악단 음악감독), 사카리 오라모(버밍엄 심포니 음악감독), 에사 페카 살로넨(Esa-Pekka Salonen,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 감독), 유카 페카 사라스테, 오스모 벤스케(Osmo Vanska) 등 실력 있는 유명한 지휘자들이 바로 핀란드 출신이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월간 클래식 전문지 ‘BBC 뮤직 매거진’에서 선정한 차세대 지휘자 10명을 출신 국가별로 조사하여 두었는데, 핀란드 출신이 2명으로 가장 많다. 미코 프랑크와 사카리 오라모가 거기에 들어가 있다.
인구가 적은 나라에서 어떻게 그렇게 세계적 수준의 지휘자, 가수, 음악가들이 나올 수 있을까? 대답은 간단하다. 음악의 기초교육을 전담한 음악교육 기관들이 전국에 많이 있고, 음악적 환경과 분위기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많은 음악 교육기관과 단체는 음악에 재능 있는 인재들을 효과적으로 발굴해 내는 장치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핀란드는 전통적 음악 강국인 오스트리아를 뛰어넘어 독일의 아성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평가되기도 하는데, 무엇이 핀란드를 그런 음악 강대국으로 만든 것일까?
본래 핀란드 음악사를 보면 초기 역사시대에는 별로 자랑할 것이 없다. 궁정이 없었기 때문에 궁정음악이 발달하지 못했으며, 음악 활동은 그저 영주의 저택이나 사제 관저에 국한되어 있었다. 하층계급의 농민들은 보통 집이나 교회에서 노래를 불렀으며 오르간이 없을 때에는 4부 합창을 불렀다.
그러나 19세기 초, 스웨덴의 지배하에 있던 핀란드가 러시아 치하로 들어가게 되자, 핀란드의 민족 지도자들은 합창운동을 통해 핀란드인의 집단의식을 고취했던 것이다. 특히 1881년 헬싱키에서 처음 열린 ‘유벤스쿨레 합창축제’는 마을마다 아마추어 합창 열풍을 몰고 와 음악의 저변화를 불러 일으켰다.
그 후 핀란드 음악이 세계에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작곡가 얀 시벨리우스(Jean Sibelius, 1865∼1957)의 활동이다. 그는 1894년에 교향시 ‘핀란디아’를 발표하였는데, 이것은 러시아 압제에 시달리던 국민의 마음을 들 끓어오르게 했다. 시벨리우스와 대지휘자 로베르 카야누스,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활약 등은 핀란드의 음악을 유명하게 만들었다. 핀란드가 제1차 세계대전(1914-1919)의 와중에서 1917년 12월 6일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선포했을 때, 세계 각국은 핀란드야말로 음악의 저력으로 인한 문화 강국임을 인정하고 핀란드의 독립을 적극 지지했다고 한다.
오늘날 핀란드는 음악적 분위기와 환경에 익숙해 있는 나라이다. 그래서인지 핀란드 교회에 가보면 어느 교회나 파이프 오르간이 없는 교회가 없다. 시골 조그마한 교회라 하더라도 파이프 오르간의 장엄한 멜로디가 예배의 경건성과 엄숙성을 자아낸다. 예배 중에도 회중들이 공식적으로 부르는 찬양이 6곡 정도이다. 한국의 경우, 예배 중에 3-4곡이 불러지는 것과는 크게 대조가 된다. 교회 내에도 각종 성가대의 활동이 활발하다.
위베스퀼레(Jyväskylä)에 잠시 머물렀을 때의 일이다. 주일날 위베스퀼레의 ‘까우풍긴 끼르코’ 교회에 갔는데, 수요일 낮 12시에 음악 연주회가 있다는 광고가 게시판에 붇어 있었다. 대학에 있다가 수요일 12시에 교회를 찾아갔는데, 200여석 되는 교회에 사람들이 좌석의 약 3분의 2를 메웠다. 음악은 파이프 오르간 연주로, 15분간 계속되었다. 음악 연주가 끝난 후 모든 사람이 조용히 밖으로 나간다. 그것으로 끝이다. 사회자도 없고, 연주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도 없고, 누가 앞에 나와 곡 해설하는 사람도 없다. 그렇다고 멧세지 전하는 사람도 없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음악 감상을 위해 교회로 찾아들고 있으니 놀라운 일이다. 이곳 뿐 아니라 각 도시의 중심적 역할을 하는 큰 교회는 정오시간에 이런 음악연주회를 여는데, 사람들이 교회로 몰려드는 것이 일반적인 풍경이다. 한국에서 어느 교회가 이렇게 15분 동안 음악연주만 한다면 과연 사람들이 몇 명이나 찾아 나올까? 우리와 너무도 큰 이질감을 느끼게 하는 광경이었다.
핀란드는 이미 크리스마스 한 달 전부터 ‘작은 크리스마스’라 하여 크리스마스 절기에 들어간다. 이 기간에는 각종 음악 프로그램이 교회에서 진행되고 사람들은 교회로 많이 몰려든다. 그 뿐 아니라 백화점, 박물관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는 크고 작은 콘서트가 열린다. 아마추어 합창단의 발표회가 여기저기에서 개최되고, 여기저기에 거리의 악사가 눈에 띠고....
분명 음악은 ‘핀란드의 나라 만들기’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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