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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교회에서 연주한 부활절 칸타타가 있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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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menpar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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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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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9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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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타타’(Cantata)란 ,
교회의 절기나 예식에 맞춰 성경말씀을 중심으로 먼저 감동적인 가사(노랫말)가 만들어지고
그 내용을 토대로 작곡된 일종의 연주회를 목적으로 한 찬양곡이다.
예부터 부활절 전 후나 성탄절 시즌 등, 기독교의 대표적인 절기 때마다 유명한 칸타타가
전 세계적으로 교회에서나 연주장에서 발표되고 있다.
부활절 이른 아침, 집 가까이에 있는 서대구영락교회에서
몇 해 전 대구장로합창단 콤비(박정도-정희치)가 만들어 부활절 때마다 여러 곳에서 연주되는
‘주는 다시 사셨다’(Our Lord Rose Again)를 발표한다며 오전 11시 예배시간에 대표기도 순서까지 맡아달라며 특별초청을 했다.
우리 아파트 담장에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 새봄의 아씨 같은 노란 개나리가 부활절 아침의 기분을
밝게 해주는 것을 느끼며 교회로 달렸다.
달서구 상인동 보훈병원 가는 큰길 안쪽 골목에 아담한 서대구영락교회!
이미 아래층 연습실에서는 귀에 익은 칸타타의 하모니가 초청받은 나를 반긴다.
그다지 많지 않은 시온찬양대원들이 연주복 차림으로 신정남 장로(대장합 서기/T2)의 지휘로
교회 창립 후 최초로 칸타타를 연주한다며 열심히 마지막 연습에 힘을 쏟고 있고…
가족처럼 반겨주는 말쑥한 차림의 안내위원들의 환한 모습들…
형님 같으신 안수도 담임목사님께서는 잰걸음으로 엽차를 끓여 오시고…
작은 교회지만 정성 다해 칸타타를 준비한 신장로님을 목사님은 지극히 칭찬하시고…
짧게 진행된 예배시간은 예수님 당시의 조촐한 다락방 가족들의 모임 같았다.
특유의 부드러운 메시지로 “부활의 기쁨을 마음으로 믿고 입으로 시인하자!”고 담임목사님이 간곡히 부탁하셨다. 그리고 나는'주는 다시 사셨다’를 쓴 배경을 간증처럼 얘기했다.
신약 4복음(마태,마가,누가,요한)에 기록된‘입성-고난-부활’의 사실적인 내용을 과정별로 소개하고 연주에 들어갔다. 지난 두 달 동안 얼마나 강하게 연습했으면 저토록 완숙한 찬양이 되었을까? 소리의 울림과 가사의 전달도 훌륭했다.
몇 해 전, 몇 밤을 지세면서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이 곡을 썼을 때의 감동이 되살아나는 듯
한 곡 한 곡 연주될 때마다 새론 감격으로 내 두 볼에 뜨거운 눈물이 흘러 내렸다.
옆자리 교인들도 저마다 손수건을 꺼내 들고 “아멘! 아멘!”하신다.
호산나! 호산나!’'발을 씻기세’‘닭 울기 전에’'누구든 주님을 못 보셨소?’에 이어 마지막 합창 ‘주는 다시 사셨다’가 화려한 클라이맥스를 장식할 때, 너무나 감격해 지휘자와 찬양대원들의 모습이 눈물에 가려 도무지 보이지 않았다.
이미 우리 합창단에서 갈고 닦은 신정남 장로의 열정적인 지휘와 곡의 해석도 만족스러웠고,
비록 작은 규모지만 완벽하게 악상을 처리한 찬양대원들의 노고에 격찬과 박수를 보냈다.
기쁨과 환희가 넘치는 부활절에 왜 이토록 많은 눈물이 흘러 내릴까?
서대구영락교회 찬양대원들과 많은 교인들도 나와 꼭 같은 마음이라고들 고백하셨다.
교회 밖까지 배웅 나온 안목사님과 신장로님 내외분께 인사드리고 집으로 돌아올 때,
이 같은 내 맘을 달래 듯, 하늘에서 내린 굵은 빗방울이 어깨를 두들겨 주었다.
잠깐 낮에 집에서 쉬다, 곧 신천동 언덕 위에 있는 동일교회로 달려갔다.
올해 무슨 용기가 생겼는지 정희치 장로가 빡세게(?) ‘뒤브아’의 ‘그리스도의 마지막 일곱 말씀’(The Seven last world of Christ)을 택했다.
지휘자 본인은 심한 감기몸살로 컨디션이 엉망이라지만, 리모델링한 연습실에 가득 찬 대원들과 실내악단과의 완벽한 조화는 역시 대형 찬양대의 위용을 아낌없이 표출하고 있었다.
무릇 19세기 초에 만들어진 고전에 속하는 명곡을 연주하기란 매우 힘든 것이지만,
지휘자의 의욕과 음악적 수준이 대원들의 열성과 한데 어우러져 연주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한 점의 부족함이 엿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연습 중인 대원들을 뜨겁게 격려했다.
주룩주룩 세찬 빗줄기가 뿌리는 부활절의 어둔 밤인데도 교회 안을 가득 메운 교인들…
지휘자의 열정에 따라 열심히 연주하는 100명 가까운 대원들과 이 들을 끝없이 밀어주는 동일교회…
찬양을 들으면서 연주의 수준을 인정해주며, 함께 은혜 받는 교인들의 감격한 모습…,
그래서 동일교회는 늘 갈 때마다 뜨거운 교회가 분명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요즘 흔한 지휘자 따위들처럼, 교회절기에 적당한 수준의 쉬운 곡을 택해 연주하면 될 것을,
저토록 힘든 곡을 완벽하게 소화시키는 전공자들의 영글어진 헌신의 모습도 훌륭했지만,
뒷줄에 가득히 앉아 있은 나이든 대원들의 열의에 찬 모습들이 내겐 더 큰 감동을 주었다.
여러 해 동안 형제처럼 어울려 찬양곡을 직접 만들고 있는 정희치 장로와 나는, 함께 주님께 찬양 드리며 함께 늙어가는 처지지만, 오늘따라 정장로가 엄청 젊고 크게 보였다.
그리고 연주 후에 반갑게 만난 조돈제 담임목사님은,
오늘 밤 따라 더욱 강인한 카리스마를 지닌 인자한 성자의 모습으로 내 눈 앞에 성큼 다가 오셨다.
감동과 감격함으로 부활절의 하루를 보내고 잠자리에 들기 전,
나는 두 손 모아 주님를 향하여 조용히 감사기도를 드린다.
차가운 가슴을 뜨겁게 해주는 찬양이 있음에…
어두운 마음을 감동과 감격으로 환하게 밝혀주는 찬양하는 이웃들이 있음에…
두 교회에서 연주한 부활절 칸타타가 있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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