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로 들어서는 9월의 첫 주일 오후,
우리교회 당회실에서 몇 차례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연거푸 울리는 휴대폰 진동소리~, 다음주일 설립76주년 기념으로 대구장로합창단 초청연주회를 위해 드림교회에서 행정홍보위원장을 맡아 앞장서 준비하고 있는 장용원 동지의 절박한(?) 외침이었다.“단장님, 아무리 한번 다녀가신 교회라지만 와보셔야지요~,
찬양예배가 3시에 시작되는데 언제 오시렵니까? 기다립니다!”
텅빈 지하식당에 내려가 푹 퍼진 국수 한 그릇을 삼키듯 먹고 급히 신천동로를 타고 수성 못을 지나 언덕길의 드림교회로 달려갔다. 전번 임직식에 참석했던 어느 수요일 밤에도 그렇게 비가 내리더니, 또 다시 드림교회를 찾는 오늘도 어김없이 빗방울이…
다음 주일(11일) 연주를 위해 모이는 실시간인 오후 2시 교회에 도착했다. 문 앞에서 환히 밝은 얼굴로 기다리는 찬양동지 두 사람 채종윤 장로와 장용원 장로~, 늘 부족한 단장을 남모르게 돕는 형제 같은 처지라 바로 담임목사님께 인사를 시킨다.
이미 한 달 전부터 교회 안팎에 붙여둔 환영 플레카드가 선명하게 눈에 다가온다. 100여 명의 찬양하는 순례자들을 맞으려, 주차장과 만찬장 배치를 비롯해 단 쌓기와 조명, 빔 프로젝트의 노랫말 등등… 이미 준비가 완벽하게 이뤄졌음을 확인하니 ‘더 못 말려 단장’과 함께 찬양하는 형제들의 빈틈없는 모습에 절로 칭찬이 나왔다.
오후에 마시면, 어김없이 그날 밤에 잠 못 자게 만드는 냉커피를 마시며 몇 분과 인사를 나눈 후 오후 3시, 찬양예배가 시작된 지하본당으로 내려갔다. 가득모인 성도들이 찬양전임전도사의 인도로 이미 찬양의 열기는 뜨거워져있었다.
음악성과 가창력 있는 싱어들의 짜임새 있는 리드로 완벽한 음향시스템이 조화를 이루며 30분간 찬양이 불러지는 동안 물 흐르듯 자연스레 대표기도로 이어져가고 어느새 정용성 담임목사님의 메시지로 몸과 맘이 빨려 들게 만든다.
“애니메이션 영상물을 통해 직접 본 벌거벗은 임금님의 패러디가 신앙인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남의 눈을 의식하며 가식적(假飾的)인 삶에 치중하기 보단, 하나님을 푯대로 내면(內面) 그대로를 보여주는 성도가 되자! 잘못됨과 꾸짖음은 진실로 달게 받지만, 가식적인 칭찬은 오히려 불안스럽다~”는 대화식의 메시지를 듣는 동안 성도들의 입에선 “아멘 아멘~”이 홍수처럼 끝없이 흘러나오고…
통성기도를 하는 동안 찬양이 스며들고, 이윽고 축도를 마치면서 모든 성도가 일어나 의자 옆자리에서 손과 손을 마주잡고 서로 마주보며 소리 높여 찬송한다.
“이 믿음 더욱 굳세라~ 주가 지켜주신다~” 감동과 감격에 젖은 성도들의 목소리는 더 높게 커져만 간다. 성도들 모두가 훌륭한 찬양대원이다. 내 왼손을 꼭 잡고 흔드는 용원이 아우의 목소리는 더욱 뜨겁게 떨려오고, 오른 손을 잡은 호동왕자(박호동)안수집사는 언제 큰 교통사고를 당했냐? 할 만큼 건강해진 목소리로 마치 예비역 단원이 된 듯, 화려한 하모니로 뜨겁게 뽑아 된다.
그리고는 “주의 힘으로 일주일을 승리합시다!”라며 목사님의 힘찬 구령(口令)에 따라 한 목소리로 화답을 한다. “주의 힘으로 일주일을 승리합시다!”
1시간 30분 동안의 뜨거운 주일찬양예배를 마쳤다. 동지들과 어울려 만찬을 들고 헤어지려했지만, 찬양예배를 통해 받은 감동 탓(?)에 그냥 뜨거운 마음 그대로를 간직한 채 집으로 향했다. 그냥 헤어진다며 아쉬워하는 동지들의 환송을 받으며 빗방울이 차창을 때리는 수성호반을 지나 앞산 순환도로로 진입하는 길이 많은 차들로 꽉 막혔어도, 아내와 나의 입에선 “이 믿음 더욱 굳세라~ 주가 지켜주신다!~”가 기쁨처럼 흘러나오고…
그렇다. 펄펄 끓는 드림교회 지하실, 찬양의 용광로에서 뜨겁게 달구어진 이 모습 그대로, 다음주일 오후에 드림교회로 달려가리라. 하나님을 푯대로, 주님을 향해 가식 없이 뜨거운 맘으로 부르는 찬양하는 순례자의 모습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