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손과 데릴라
어느 주일 오후, 손자와 할머니가 함께 부활절 특집 외화
‘삼손과 데릴라”를 보고 있었다.
마침 삼손과 데릴라의 키스 신이 나오자~
할머니가 혀를 쯧쯧 차는 것이 였다.
무안해진 손자가 얼버무렸다.
“에이 할머니~. 젊은 남녀가 좋으면 그럴 수도 있는 거죠,
뭐”
그러나 할머니 하시는 말씀~
“아니, 아무리 좋아도 그렇지~ 조금 전까지
삼촌 삼촌 하던 사람하고 어떻게 ….
원
세상에~” 말세다~
말세야!
마음은 소녀
수염이 허옇고 백발이 성성한 노신사가
조그마한 거리에 있는 학교 쪽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아~, 정말 그리운 거리구나!
내가 이곳을 떠난 지 몇 해가 되는지…
그래도 하나도 변하지 않았구나! 그래 그래, 날마다
학교에 갈 때면 저 집에서 호떡을
사먹기도 했었지.”
그의 눈 가에는, 지난 날에 대한 회상으로 몇 번이나 잔잔한 웃음이 스쳐갔다.
그가 플라타너스 가로수 밑을 걸어가고
있는데~
저쪽에서 손주딸의 손을 잡고 오는 뚱뚱한 할머니가 있었다.
그가 무심코 바라보니 늙기는 하였어도
그 옛날 한반에서
책을 읽던 여학생의 모습이 역력했다.
“저 실례지만 당신은 50년쯤 전에 이 거리에 있는 중학교를 다니지 않았습니까?’
그 소리를
들은 할머니는 게슴츠레한 눈으로 노신사를 찬찬히 보고 있더니
고개를 썰래설래 가로저으며~, 가래 끊는 음성으로 대답했다.
그렇기는
하오만, 우리반에 당신같은 턱수염이 허연 남학생은 없었수~”
벨이 너무 많아서...
할머니가 버스를 탔다.
그 할머니는 한참을 졸다가 그만 버스가 급정거하는 바람에 잠에서 깼다.
정신 없이 둘러 보니 버스가
내려야 할 정류장을 지나치고 있었다.
놀란 할머니가 운전사에게 소리 쳤다.
“야 이놈아! 나 내려야 해~. 문열어.”
그러자
운전수가
아! 할머니~ 내리시려면 벨을 눌러야죠.” 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할머니께서 하시는 말씀.
“야 이눔아~, 뉘 집
자슥이여! 저 많은 벨을 내가 언제 다 눌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