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순이는 어려서부터 이름 때문에 놀림을 많이 받았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드디어 대학생이 된 삼순이는 이제부터는 나도 어른이니까 이름 갖고 놀리는 따위의 일은 안 당하리라는 생각을 굳게 먹었다.
신입생 환영회가 있던 날 밤 일이다. 신입생 환영회에서 제일 처음 하는 일은 자기 소개다. 선후배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삼순이 차례가 되어 자신의 취미며, 특기며, 좋아하는거며 등등을 말하고 마지막으로 .... 삼순 : ' 제 이름은 삼순이라고 해요. ' 라고 말했다.
순간 신입생과 선배들은 서로 눈치를 보았다. 짧고도 긴 긴장감이 흐르고 신입생과 선배들은 보이지 않는 미소를 서로 주고 받았다. 그래도 삼순이는 상관하지 않았다. 대학생이니까 자연스럽게 술잔이 오고 가면서 선후배들은 긴장이 풀리고 서로를 더욱더 잘 알고자 하는 욕망에 서로의 이름을 다시한번 확인하였다.

선배1 : ' 어이!.. 이름이 삼순이냐! ' 선배2 : ' 이름이 매우 독특한데!... ' 그래도 삼순이는 참았다. 왜냐면 대학생 이니까 ... 이런일은 아무것도 아니니까.... 그런데 마지막으로 나온 선배의 한마디... 선배3 : ' 삼순아!... 여기 안주 한접시 더!... '
삼순이는 더이상 참을 수 없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때에 느꼈던 모멸감 보다 더 심한 자존심이 상해서 그 자리를 뛰쳐 나오고야 말았다. 옆에 있던 친구가 걱정 스러워서 뒤돌아 나가보니 삼순이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택시를 잡고 있었다.

걱정스러운 친구 : ' 삼순아.... 뭐 이런거 갖고 그래.. 다들 술이 취해서 그래... 본심은 아냐... ' 삼순이는 친구의 위로가 더 싫었다. 삼순이와 친구는 택시를 잡았다.

택시기사 : ' 어디까지 가세요? ' 삼순 : ' 흑석동이요... ' 택시기사 : ' 예.. 근데 그 아가씨는 왜 그리 슬피 우십니까? ' 걱정스러운 친구 : ' 아... 예... 신입생환영회에서 그만 이름 때문에... ' 택시기사 : ' 이름 갖고 놀렸군요! ' 걱정스러운 친구 : ' 예.... '

택시기사는 삼순이가 너무 슬피 울어서 위로를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곰곰히 생각하다가 이윽고 내 던진 한마디.... 택시기사 : ' 뭐 다 큰 어른이 이름 때문에 울어요! 삼순이만 아니면 되지요! ' 삼순이와 친구 : ' ?!? '
삼순이는 그날 밤새도록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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