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의 老夫婦가 자녀들을 모두 분가시키고 단둘이서 아파트생활을 하고 있는데 왕년에 한가락하던 남편은 은퇴하여 늙은 백수건달이 된 뒤로는 별로 할일이 없어서 허구헌날 집에 처박혀 있거나 근처공원으로 산책이나 하는 것이 고작이지만 이제까지 위세당당했던 남편그늘에서 죽어 지내던 마누라는 매일같이 교회모임이다 동창모임이다 계모임이다 하며밖으로 나다니고 한번 나갔다하면 제 세상만난듯이 쏘다녀서 남편이 완전히 집지킴이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 마누라가 외출할때마다 집을 나서면서 남편에게 항상 호기있게 신신 당부하는 말이 "까불지 말라"다.그러지 않아도 주눅이 들어있는 남편에게 "까불지 말라"라니 이런 싸가지없는 마누라가 어디 있단 말인가 .. 원 세상에 기가막혀서... 그러나 그내용을 알고보면 그렇게 싸가지없는 말은 아니다 까-- 까스조심하고(까스 스위치열어놓고 깜빡하기 잘하니) 불-- 불조심하고 (혼자 집지키다가 불내면 큰일이니까) 지-- 지퍼 단단히 잠그고(바지 지퍼열고 다니는 백수들이 많으니) 말-- 말조심하고 (친구들과 말 한마디때문에 다투는 일이 잦으니) 라-- 라면끓여서 점심드시라(혼자 놔두면 곧 잘 점심을 거르니)어휴 늙은 백수들이여! 정말 "까불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