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밭'을 사랑하던 시인 박화목~ 작성자 amenpark 2005-09-16 조회 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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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리밭'을 사랑하던 시인 박화목~


    평소에도 '보리밭'을 사랑하던 시인 박화목 선생님의 장례식에 다녀온 서울의 어느 장로님 글을 오늘에야 읽었습니다. 시간이 너무 지난 글이라 내용을 조금 고쳐서 옮겨 적습니다.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뉘 부르는 소리에 발걸음을 멈추던 시인 박화목 선생님~, 마음은 언제나 어린 아이들처럼 아카시아 꽃이 활짝 핀 동구 밖 '과수원길'을 즐겨 걸어 다니며 자연을 사랑하며 노래하던 박화목 선생님~, 지난 7월의 여름 어느 주말 세상을 떠나시어 늘 다니시던 교회 주관으로 장례식을 가졌답니다.

    고인의 부인 김숙희 권사님이 전하는 말에 따르면 박선생님은 늘 잠자다가 조용히 하나님 앞으로 가기를 소원하셨고, 장례하는 날 비가 오지 않기를 기도하였다는데 그 기도대로 응답되었다고...
    연로하여 쇠약해진 몸이었지만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조금이라도 더 연장하려고 병원에 입원하지도 않고 한국전쟁 후에 입주하여 평생을 살아온 문화촌의 조그마한 주택에서 하나님의 섭리대로 조용히 마지막을 준비하다가 잠자던 중에 부르심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장례식 전날까지만 하여도 장마가 그칠 것 같지 않더니, 막상 장례식이 진행될 아침을 맞으면서 비가 개일 뿐만 아니라, 마치 구름으로 천막을 친 듯 뜨거운 여름 날의 햇볕을 가려주어서 장례하는데 매우 좋았다고....

    때마침 불어오는 산바람은 하나님께서 시원하게 부채질해 주시는 것처럼 느껴졌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산새들의 노래소리조차 하나님이 지으신 자연을 사랑하던 노시인의 죽음이, 절망이 아니라 하나님의 품을 찾아간 것을 축하하며 합창하는 듯 하였다고...

    그래서인지 시종 은혜 가운데 진행되는 장례절차를 지켜보면서 여러 조문객들이~ "나도 저렇게 죽을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한 마디씩 하였다고...
    그 누군가의 말처럼 "내가 죽으면 누가 와서 울어줄까 걱정할 것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가 세상을 떠났을 때 찾아 가 함께 슬픔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내게 축복~"이라는 것을,
    그리고 "잔치 집에 가는 것보다 초상집에 가는 것이 낫다~"는 구약 전도서의 말씀이 더 새롭게 인식되는 날이었음을 절실히 느꼈다고 적으셨습니다.

    소슬한 초가을 바람이 불어오는 추석연휴를 앞두고,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건강과 평안을 간절히 기원하며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과 '보리밭'과 '과수원 길'을 사랑하다 하늘나라로 먼저 간 시인 박화목 선생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플릇 선률과 함께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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