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를 그리워하며..."/최 기 성 목사(영덕 강구 금호교회/대구사이버대학교)

까맣게 타버린 것은 산불로 태워진 산이 아니라
자식을 키우시느라 애간장을 다 태우신 부모님의 마음입니다.
하얗게 덮인 것은 추운 겨울 온 천지를 덮어버린 눈이 아니라
자식을 위해 노심초사하시며 백발이 되신 부모님의 머리카락입니다.
아득히 멀어진 것은 항구를 떠난 배가 아니라
자식을 위해 뜬 눈으로 지새우며 사시다 멀어진 부모님의 노안입니다.
굽고 또 굽은 것은 두메산골로 들어가는 꼬부랑 산길이 아니라
밤낮 자식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메고 일하시던 부모님의 허리입니다.
거칠게 갈라진 것은 오랜 가뭄으로 거북등같이 된 논바닥이 아니라
자식을 위해 궂은일 마다하지 않으시고 일하신 부모님의 손발입니다.
이제는 만져 볼 수도 기댈수도, 쳐다볼 수도, 마주 볼수도 없지만
당신께서는 나의 영원한 사랑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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