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 / Giant.
1956년/ 감독: George Stevens/ 주연: Rock Hudson + James Dean + Elizabeth Taylor/ 음악: Dimitri Tiomkin/ 201분
한국, 미국, 일본 세 나라 모두에서 프로야구단의 이름으로 쓰여서 그런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거인, “Gigantes”에서 유래되고, 또 “Giga”라는 단어와 같은 핏줄인 이 “Giant” 라는 영어단어를 모르는 학생들도 거의 없겠지만, 그러나 이 영화 제목에서의 의미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그런 의미 이상의 상징적인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미국의 현대화 초기에 엄청난 부를 과시하던 자이언트 같은 사람들뿐 만아니라, 대 목장을 통하여 또는 석유를 통하여 그 부를 가져다준 광활한 땅, “텍사스“와 또 그 (대지의) 거대함을 바로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1925년에 “So Big”이라는 작품으로 Pulizer 상을 수상한바있는 여류 소설가, “Edna Ferber”(1887-1968, 미국 미시건)는 자수성가를 하여 엄청난 부를 축척하고 1949년에 “Shamrock” 호텔(휴스턴)과 공항을 오픈하여 Time지의 표지인물까지도 된바있는 텍사스의 전설적인 실존인물, “Glenn Mccarthy”의 일생을 소설화하여 1952년에 “Giant”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간을 하였는데, 바로 그 해 에서부터 많은 텍사스 인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영화화를 준비해 온 “잭 워너“(WB 사장)와 ”조지 스티븐스“(감독)가 4년이 지난 1956년도에 화제 속에 발표를 한 이 대작영화, “Giant”에서는 그러나 “Glenn Mccarthy”는 제2의 주인공으로 등장을 하게 된다.
일반인들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광활한 대지의 목장(59만5천 에이커)에서 5만두의 소들을 키우며 누나와 단둘이서 살고 있는 (28세의) 텍사스의 대지주, "Jordan Benedict 2세"(“Bick”/ Rock Hudson, 1925-1985)는 동부 “메릴랜드”(원작에는 “버지니아“)에 종마를 사러갔다가, 25세의 “Leslie Lynnton”(Elizabeth Taylor, 1932, 영국)에게 반해 (번개)결혼을 하고 함께 전용객차를 타고 고향(“Reata”)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러자, 멕시칸 인부들에게 가해지는 인종차별과 편견 등의 구습에 당당하게 맞서며 농장에 새로운 기풍을 불러오는 동부출신의 새색시 “레슬리” 때문에 심기가 몹시 불편해진 “빅”의 누나, “Luz Benedict”(Mercedes Mccambridge, 1916-2004, 미국)는 “레슬리”의 애마, “War Wind”에게 화풀이를 하다 그만 낙마사고로 죽게 되고, “레슬리”는 이후 실질적인 안주인으로서 남편, “빅”과 티걱태걱을 하면서도 차츰 강인한 “Texan”으로 변모를 해나가며, 아들 딸, 쌍둥이, “Jordan Benedict 3세”(Dennis Hopper, 1936, 미국)와 “Judy Benedict”(Fran Bennett), 그리고 여동생인 셋 째, “Luz Benedict 2세”(Carroll Baker, 1931, 미국)를 출산하게 된다.
한편, “빅“에게 반감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의 농장에서 인부로 일을 하던 “Jett Rink”(James Dean, 1931-1955, 미국 인디애나)는 새색시 “레슬리”를 몰래 흠모하게 되는데, “빅“의 누나 “러즈”에게서 의외의 땅 (“버팔로 윌로우”/ 약5백 달러의 가치)을 유산으로 상속받게 되고, “빅”이 제안하는 시가의 두 배가 넘는 현금의 유혹을 뿌리치고 그 땅을 팔지 않기로 한다. 그리고 빚을 잔뜩 짊어진 채, 외롭게 석유 채굴을 계속하던 그곳에서 드디어 기름이 터져 나오면서 마침내 인생역전을 맞이하게 된다. 이후, “Jetexas”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재벌수준으로 키운 “제트”는 이제는 오히려 “빅“에게 땅을 팔라고 압력을 가하며 그동안 받았던 설움을 앙갚음하는데..... 20세기가 되면서 텍사스의 여기저기서 전부 목장을 포기하고 석유를 채굴하던 당시의 시류에도 굴하지 않던 “빅“은 성년이 된 자식들이 평생을 가꾸어온 ”리에타”농장을 대를 이어 맡아주길 거부하면서 다소 의기소침해지게 되고, “빅”의 바램과는 달리, 의사가 된 외아들, “조단”은 멕시코 여자, “후아나”와 결혼을 하면서 혼혈인 손자를 안겨주고, 막내딸인 “러즈”는 눈에 가시 같은 “제트”를 사랑하면서 속을 상하게 만든다. 그러나 흘러가는 세월과 변하는 세상을 “빅”이 어떻게 혼자서 이기고 막을 수 있겠는가?
이 영화 제작 때, 23세의 나이로 아버지와 함께 공동참여를 한 “George Stevens Jr.”(1932, 미국 LA)는 이 영화의 主題가 원작 소설과는 좀 달리 “대조”(Contrast)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회상하였다. "빅"과 “제트”의 대조, “빅”과 “레슬리”의 대조, “동부”와 “서부”의 대조, 그리고 나아가 “백인”과 “유색인종”의 대조 등, 자연환경, 인물, 인종, 문화, 등등의 대조를 또 다른 주제인 약 30여 년간의 변해가는 시대상(3대가 출연)을 통해 조명하고 있는 것이다. 전용기차가 자가용 비행기로 바뀐 사이, 신세대가 구세대가 되고, 큰 것이 최고이던 세상이 작은 것을 선호하는 풍조로 바뀌고, 또 무시하던 하인이 자기보다 더 낳은 위치에 서는 (“빅“이 원치 않는) 세상의 변화자체도 그래서 이 작품의 제2의 주제가 되었지만, 그러나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자주 볼 수 있는 인종차별(문화)도 이 영화에서는 아주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1958년에 발표되어 인종차별(개선)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는, “흑 과 백”(The Defiant Ones)보다도 오히려 더 일찍 본격적으로 인종차별문제를 다룬 이 작품에서 주인공, “빅“이 처음에는 당시에 (남서부에서)흔히 그래오던 것처럼 멕시칸 인부들을 차별하고 부인, “레슬리”에게는 그들과 이야기조차도 못하게 하다가, 아이러니하게도 멕시칸 며느리와 또 혼혈 손자를 얻게 된 다음, 인종차별 주의자와 치고받고 싸우며 변해가는 모습을 통해 미국의 미래상을 미리 보여주었다고 해서 더욱 더 큰 화제를 낳기도 하였다.
1925년에 미국으로 이민을 온 피아니스트 출신의 작곡가, “Dimitri Tiomkin“(1894-1979, 우크라이나) 은 특히 서부영화의 주제곡들로 좋은 명성을 얻었지만, 이 영화의 Main Theme 역시, 그런 그의 대표적인 히트곡의 하나이다.
"Elvis Presley"도 위의 곡과 다음 곡인 “The Yellow Rose Of Texas”, 모두를 메들리로 취입하고(아래 노래) 영화, “Viva Las Vegas”에서도 부른 적이 있지만,
“The Eyes Of Texas” 못지않게 경쾌한 분위기의 이 “텍사스의 황색장미” 역시 상당히 알려진 팝송(아래 노래)인데, 제트가 주관한 파티에서 중도 퇴장들을 한 후, 차를 몰고 “South Of The Border”라는 당시의 인기 팝송을 신나게 합창하면서 집으로 향하다 한 식당에 들려 인종을 차별하는 덩치 큰 주방장과 “빅“이 치고받고 싸울 때 "Jukebox"에서 이곡을 두 번씩이나 흐르게 한 음악연출은 이 영화에서 무척이나 중요하여 음악에 맞추어 그 싸움 장면들을 모두 편집하였다고 한다.
한편, “빅“의 삼촌인 “Uncle Bawley”(Chill Wills, 1903-1978, 텍사스)는 시간이 날 때마다 “빅“의 저택의 오르간을 자주 연주하는데, 항상 "Debussy"의 “Clair De Lune”만 연주를 하다 (4-5번 영화에 등장) 마지막에 "빅"에게서 그 곡 말고는 아는 곡이 없냐는 핀잔을 듣기도 한다. 그리고 멕시코의 여류작곡가, “Consuelo Velazquez”(1924-2005, 멕시코)의 명곡, “Besame Mucho”는 2차 대전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기위하여 큰딸, “주디”와 사위, “밥”이 데이트를 할 때 잠깐 나오기도 한다.
1915년에 아역 배우로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1923년부터 촬영감독을 거쳐 1930년에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로, 그리고 1938년부터는 제작자로도 활동을 한 다재다능한 원조 스타일리스트, “George Stevens”(1907-1975, 미국 CA)는 “젊은이의 양지”(A Place In The Sun, 1951)에 이어 이 영화를 포함하여 그의 3대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셰인“(Shane, 1953)을 만들어 오면서도, 동시에 “Warner Brothers”(WB)와 함께 공동으로 4년간 이 영화를 제작, 감독하였는데, 그동안 단돈 1달러의 생활비도 손에 쥐지 못하는 고생을 하면서도 뛰어난 기획력 덕분으로 그의 생애의 최고의 명작을 탄생시키게 된다. 우선, 베테랑 대배우 없이 20대의 젊은 세 명의 주연배우들과 (23세의 “Taylor”, 24세의 “Dean”, 29세의 “Hudson”) 신인배우들 중심으로 캐스팅을 하였다는 자체가 당시로서는 크나 큰 모험이 아닐 수 없었지만, 20대에서부터 50대까지 노역분장을 하면서 “Stevens”의 깐깐한 연기지도를 믿고 잘 따라주며 뛰어난 연기를 펼친 이들의 눈부신 노력으로 "Stevens”의 도박은 큰 성공을 거두게 되고, ("Spencer Tracy"의 연기를 모방하였다는 “Rock Hudson”의 노년연기는 정말 일품이다. 자세한 “Hudson”의 이야기는 “Come September”에서) 또 "Jack Warner"의 반대 (두 시간짜리로 주장)를 무릅쓰고 3시간이 넘게 대작으로 한 편집 (원래 10시간분량의 필름을 무려 일 년간이나 스티븐스가 직접 편집을 함) 역시 1939년의 “Gone With The Wind”이후 최고의 “대하 서사시“라는 찬사와 함께 1957년도, 제29회, 미국 아카데미의 감독상도 받게 만든다(10개 부문 후보).
23세의 어린 나이에 벌써 두 번째로 출산을 하고 삼 개월도 채 되지 않아서 촬영에 임한 "Elizabeth Taylor"는 1950년대의 미국 남서부에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다는 의지가 강한 훼미니스트 역(“Gone With The Wind”의 비비안과 좋은 대조) 으로 이 영화이후 최고의 할리우드 여배우로 자리매김을 하게 되고, 또 이 영화로 스크린에 데뷔를 한 신혼 4개월째의 “Carroll Baker“ (엄마 역의 ”Taylor“보다 한 살 더 많음)나 네 번째 영화로 출연을 한 어린 “Dennis Hopper”역시 모두다 스타로 성장을 하게 되지만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자기가 맡은 역의 99%의 촬영을 마치고 전체 촬영마감 2주전(1955년 9월30일)에 비운의 교통사고로 운명을 달리한 “James Dean“의 사망소식은 이 영화제작 당시의 최고의 화제가 되었고 그래서 공교롭게도 이 작품을 촬영도 끝내기 전(개봉 약 일 년 전)부터 더욱더 선전해주는 효과를 낳았다. “George Stevens”감독은 무슨 선견지명이 있었는지 “Porsche Spyder" 승용차를 사놓고 고속으로 경주를 즐기던 “James Dean“을 불러 앉혀놓고는 촬영 기간 중에는 절대로 그 차를 운전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아놓았다고 하는데, 노역 회상 씬 한 장면의 촬영만을 남겨놓고 그만 방심을 한 사이에 자식과도 같은 “Dean“이 죽었다고, 한동안 무척이나 슬픔과 자책감에 시달렸다고 한다. (“빅”과 “레슬리”가 노역으로 대미를 장식하는 장면은 그래서 “제트”가 나오질 않는 것으로 일부 개작을 하였고, 또 촬영후의 녹음작업도 “제트”가 술에 취해 호텔볼룸에서 쓰러지기 직전에 하는 대사 같은 부분들은 모두 대역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텍사스의 광대한 풍광이 촬영되었던 “Marfa”라는 소도시(당시 인구 약 5,000명)에 가면, 먼지밖에 없던 황량한 벌판에 고딕양식으로 세워졌던 “빅“의 대저택 세트의 기둥들이 지금도 변색이 된 채, 보전되고 있다고 하고, 아직도 생존해있는 이 영화의 엑스트라를 하였던 주민들은 이 명작에 잠깐이나마 출연하였던 것을 온가족의 일평생의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20세기 초반에서 중반으로 세월이 흘러가는 사이, 내 맘대로 된 것은 하나도 없다는 한탄을 하는 주인공, “빅“의 회상처럼 정신없이 변해가던 시대상을 그린 이 대서사시가 개봉을 한지도 벌써 반세기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 21세기의 새 시대에도 세상은 우리가 원하던 원치 않던 그때보다 더욱 더 정신없이 막 변해가고 있다. 그래서 몇십년 후, 이런 스타일로 시대변천을 그리는 영화가 또 나온다면 과연 요즈음은 어떻게 그릴까 새삼 궁금해지는데,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이 원작소설이 나올 때와 비교해 볼 때, “자이언트“는 분명히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 아래 동영상은 많은 장면들을 볼 수 있는 예고편입니다.
* 아래 동영상은 영화의 초반부에 “레슬리“가 ”제트“의 안내를 받아 멕시코인 마을을 방문했을 때, 둘이 차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인데, “제트“가 은근히 호감을 표시합니다.
serial no. 18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