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진강은 굽이굽이 온 몸을 꺾어 가며 흘러갑니다 *

섬진강 위로 떠오르는 태양을 만났습니다. 강의 수면
위에서 떠오르는 태양은 볼 수 없었지만 떠오르는 해
를 맞이하는 강의 모습은 볼 수 있었습니다.

이른 아침의 강은 고요합니다. 아침 강은 서슬 퍼런 칼날처럼
날카로워 보이기도 합니다. 밤새 추위에 떨었는지 여기 저기
얼음 투성입니다. 하지만 태양이 비추기 시작하면 강물을 붉
어지며 온화해 집니다.

떠오르는 해를 보며 강변으로 내려가 보았습니다. 강가에는
얼음이 얼어 있었지만 섬진강으로 흘러내려가는 작은 개울에
서는 물이 졸졸 흐르고 있었습니다.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보
고 있으니 곧 봄이라도 올 것 같습니다.

이제 2월이 되면 매화가 꽃을 피울 것이고 매화가 지면 벚꽃이
피고 벚꽃이 바람에 흩날리는 4월이 지나면 그 허전함을 철쭉이
매울 것입니다. 그렇게 섬진강에 여름이 오겠죠.

도시처럼 새로운 건물이 생기지도 않고 가로등도 거의 없고 반짝
이는 네온사인도 없어 밤은 온통 컴컴하기만 하지만 매일 다른 모
습을 펼쳐놓는 자연의 모습은 경이롭기만 합니다.

섬진강은 굽이굽이 온 몸을 꺾어 가며 흘러갑니다. 도로도 강을 거
스르지 않고 강과 함께 굽이굽이 따라갑니다.

삼호출판사에서 발행한 '한국신작가곡' 집에 '섬진강' 이라는 가곡이
실려있었습니다.'산 두고 숲을 두고 복사꽃 피는 마을도 돌아 인정도
고운 전라도 땅'이라는 첫 구절이 내 고향이 전라도는 아닌데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산 두고 숲을 두고 복사꽃 피는 마을도 돌아 인정도 고운 전라도 땅
그 들판 비단결 구비구비 감돌며 하늘에 흰구름 누비듯 흰구름 누비
듯 흘러 흘러 남으로 가는 고운 섬진강 . 내 마음 내 사랑이 강물 물
빛되어 당신을 당신을 떠 올리네.(가곡:섬진강 1절)

꿈 꾸듯 조을면서 송아지 우는 강언덕 멀리 전라도 지나 경상도 땅
그 하동 끼고서 가는 강물아 세월에 구름이 흐르듯 구름이 흐르듯
감실 감실 남으로 빛도 고운 섬진강. 내 기쁨 내 설음 이 강물 물
빛되어 당신께 당신께 안기리라(가곡 : 섬진강 2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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