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만들어낸 물방울 보석 작성자 총무 이상근 2007-04-05 조회 3513


[포토] 봄비가 만들어낸 물방울 보석

작은 비이슬 안에 들어있는 봄을 보다

  김민수(dach) 기자   

▲ 봄비가 내린다. 앙상하던 가지들도 봄비를 머금고 부지런히 새순을 올린다. 봄비는 생명을 꽃피우게 하는 활력소다. ⓒ 김민수

봄비가 내렸습니다. 어젯밤부터 내리던 봄비, 나뭇가지들마다 작은 보석들을 올망졸망 달고 있습니다. 깨끗하게 목욕단장한 자연이 더 선명하고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이제 그 봄비에 초록생명들이 더 바쁘게 봄을 만들어갈 것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봄비 내린 날, 아이처럼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봄비를 몸으로 느꼈습니다.

어떤 날이라도 아름답지 않은 날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아름다운 날을 누구나 느끼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때론 삶의 무게때문에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저 하릴없이 바쁘게 사느라 보지 못하고 살아간다면 좀 더 마음의 눈을 크게 뜰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다 자라버린 몸, 봄비 맞고 맑은 영혼이라도 조금 더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봄비 내린 날, 작은 봄비가 만들어낸 물방울 보석을 선물로 드립니다.

▲ 청미래덩굴도 줄기를 푸릇푸릇 새 옷으로 갈아입는다. 아무리 새 옷을 갈아입어도 보내야 할 수밖에 없는 것들도 있다. 아쉬움을 담아 비이슬을 맺어 본다. 김민수


▲ 햇살 한 줌이 그리운 산수유, 꽃이 피면 그냥 열매를 맺는 것이 아니라 모진 비바람에 시달리면서 튼실한 열매를 맺어가는 것이다. 자연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네 인생도 그런 것이다. 김민수


▲ 붉은단풍나무의 새싹이 올라온다. 지난 가을 단풍도 모자라 아예 이른 봄부터 상기되어 올라오는 새싹, 그토록 봄을 시작하는 것은 온 힘을 다하는 것이리라. 김민수


▲ 지난 가을 맺은 열매, 온 겨울을 나고 이제 갈 길을 재촉하고 있다. 간혹은 남아있어 아름다운 것들이 있다. 가고 옴이 분명한 자연, 그러나 간혹 자연은 남아있는 것들도 아름답다. 김민수


▲ 작은 물방울 안에는 온 우주가 들어있다. 하늘과 나무와 숲,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까지 고스란히 그 안에 담을 수 있는 여유로움이 있다. 김민수


▲ 사철 푸른 솔잎에도 물방울이 송글송글 맺혔다. 아무리 따가운 솔잎이라도 동글동글 물방울을 찌르지 못한다. 날카로움과 부드러움의 조화가 가능한 세상, 그것이 자연의 세상이다. 김민수


▲ 마른 나뭇가지에 새 생명이 살아 움직인다. 봄비, 그들이 있어 말랐던 가지들이 새 힘을 얻고, 그 마른 가지들이 새 순을 낸다. 김민수


▲ 국수나무의 새 순이 물방울 속에 갇혔다. 아름다운 구속, 이것이 진정 서로를 사랑할 줄 아는 것이리라. 자기의 이기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한 구속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아름답게 하는 구속, 그래서 자연이다. 김민수


▲ 처마 아래 고인 물에 빗방울이 작은 물방울을 만든다. 그리고 그 물방울 안에도 작은 우주가 들어있다. 아주 오랜만에 어린아이처럼 처마밑에 앉아 빗방울이 만들어내는 작은 풍선을 보았다. 빗방울 하나에 곧 터져버리는 짧은삶이지만 이렇게 아름답다.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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