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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러브님[글쓴이의 전체 글보기] | 2007-08-07 | 조회 4 | 추천 0 |
어떤 영화든지 공개도 되기 전에 이러쿵 저러쿵 시끄러운 경우가 종종 있다. 노출 수위에 따른 등급논란이나 이른바 문제 감독의 문제작이라든지 혹은 엄청난 규모의 제작비나 유명세 탓에 논쟁거리가 되는 경우가 그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그 영화에 대한 관심이고, 기대와 호기심이 빚어낸 문제거리 이기에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그와는 달리 때로는 영화가 아닌 특정 배우나 감독의 이름 하나에 대한 지나친 관심이 만들어 내는 선입견이나 편견에 따른 논쟁도 생기는데 그것은 그리 유쾌한 일만은 아니다. 2007년의 시작과 함께 많은 대한민국 관객들의 호기심과 기대, 그리고 영문도 모르는 관심을 불러일으킨 영화가 있었으니 다름아닌 심형래 감독의 [디워]일 것이다. ‘심형래’라는 그 이름 하나만으로 수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영화외적인 관심이 더 컸던 영화 [디워]는 이제 더 이상 ‘논쟁거리’로서의 영화가 아닌 관객 스스로의 판단과 의견이 절실히 요구되는 ‘논의거리’의 영화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여타 영화들을 통한 ‘비교’의 대상이 아니라 관객 스스로의 의견과 판단의 몫에 맡기는 ‘감상’의 대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이다.
SF장르와 한국적 · 고전적 소재의 결합!! 그 시도가 신선하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남녀노소 불구하고 한번쯤 들어 봤음직한 ‘용’에 대한 이야기는 그 스토리 보다 막연하게 다가오는 신비하고 묘한 이미지로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오랜 세월 끝에 여의주를 품고 용이 되어 승천한다는 ‘이무기’에 얽힌 전설 역시 우리나라 고전문학이나 입으로 전해져 오는 설화 등에서 종종 등장하곤 한다. 이렇게 지극히 한국적인 소재로써 SF영화에 도전한 [디워]는 여의주의 신비와 그것을 보호하기 위한 인간들과 악한 이무기의 대결을 통해 이야기를 끌어 나간다. 사실 영화 [디워]의 전제된 스토리는 한국적인 동시에 지극히 고전적이다. 그래서일까 현대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헐리웃형 SF영화의 줄거리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다소 어색하고 진부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그것이 바로 우리나라 관객들이 영화 [디워]에 가진 첫 번째 선입견이다. 우리나라 아니 전 세계 관객들은 언제나 우주 혹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미국형 SF 전쟁 스토리에 익숙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디워]의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 ‘이무기 전설’이라는 모티브가 시대착오적이고, 단순하며 한편으로는 유치할 정도까지 생각되어 질 수도 있다. 필자 역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이무기 전설 부분에서는 피식하고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역시도 얼마나 우리나라 관객들의 영화에 대한 관념과 이미지가 우리나라의 고전이나 전설에 대해서는 배타적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근육질의 영웅캐릭터가 세상을 구하고, 뛰어난 첨단기술로 지구의 위기를 극복하는 등의 설정이 아니라 비록 단순하지만 애절한 사연이 있고, 고전적인 전설이 담긴 영화 [디워]의 설정은 진부하고 시대착오적으로 바라보는 색안경 낀 시선보다는 오히려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오게 된다.
호기심을 자극하고 흥미롭지만 부족한 짜임새로 인한 부자연스러운 이야기 구조!!
영화 [디워]의 이무기를 통한 선과 악의 대결이라는 설정이나 모티브가 된 ‘이무기 전설’은 SF라는 영화적 장르 속에서 나름대로의 신선함과 호기심 어린 이야기로 관객들에게 스토리에 대한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움으로 남고 꼭 짚어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러한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 힘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이다. 한국의 전설 속 인물들이 미국인들을 통해 부활한다는 설정이나 또한 미국을 배경으로 한 스토리 전개가 세계 영화시장에 대한 영화 [디워]의 도전과 전략을 엿보이게 하는 부분이지만 그 설정들에 대한 뚜렷한 해설이나 공감대를 형성할만한 스토리텔링이 영화 속에서 전혀 내포되어 있지 않기에 정작 우리나라 관객들이 영화 [디워]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데에는 다소 어색하고 지루한 감을 숨길 수가 없다. 더욱이 고전적인 우리나라의 이무기 전설과 영화의 배경이 되는 현대의 미국이 교차되며 전개되는 이야기 형식에 처음부터 어색함을 가지고 영화를 보기 시작하는 관객들에게는 영화 [디워]의 이야기 전개는 그야말로 시종일관 부조화스러움과 조잡함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고전에나 등장하던 이무기의 전설과 이무기가 미국인들을 위협한다는 설정에 호기심을 가진 관객들에게도 다소 짜임새나 구성면에서 부족한 스토리는 못내 아쉬움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사랑과 권선징악이라는 가장 인간적이면서도 보편적인 메시지로써 마무리 짓는 결말로 가는 과정이 다소 힘겨워 보이는 것 역시 충분한 스토리텔링이 없는 데에서 오는 문제점이라고 하겠다. 전설과 현대의 배경을 연결하는 자연스러운 이야기와 관객들의 흥미를 돋게해 줄수 있는 에피소드들이 더해 졌다면 [디워]를 보는 즐거움이 더 크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가져 본다.
밋밋하고 특색없는 인물 캐릭터들이 주는 또 하나의 아쉬움, 그로인한 안타까움!!
어떤 영화든지 영화를 이끌고 관객들을 자극 시키는 것은 등장하는 캐릭터들이라고 하겠다. 그것은 드라마가 강한 영화들 못지않게 SF영화 속에서도 큰 빛을 발하곤 한다. 그런 점에서 영화 [디워]는 절반의 감탄과 절반의 아쉬움을 동시에 남겨준다. 영화 [디워]에는 한국의 전설 속 인물들과 그들이 환생한 미국인 캐릭터들이 각각 등장한다. 그리고 영화는 500년전 전설 속에서 부활한 인물들과 이무기를 통해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앞서 말했듯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설정과 소재들이 다소 부족한 짜임새의 이야기로 아쉬움을 주었듯이 영화 [디워] 속의 인물 캐릭터들 역시 특징없고, 무미건조한 모습으로 이야기를 따라가는 관객들에게 밋밋함을 더해 준다는 것도 또다른 아쉬움으로 남는다. 단순히 악한 이무기 군대에게서 ‘세라’를 지키기 위해 뛰어 다니는 ‘이든’이란 캐릭터나 그런 이든에게 이끌려 따라 다니기 바쁜 ‘세라’, 그리고 생뚱맞게 등장해서 그들을 도와주는 ‘잭’까지 그야말로 이야기를 위해 마치 급조된 느낌마저 전해줄 정도로 특색없는 인물 캐릭터들은 그들로 하여금 몰입해서 줄거리를 따라나가는 관객들에게 제대로 어필할만한 매력들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곧 하나하나의 캐릭터의 성격을 부각시키거나 관객들로 하여금 그들의 매력을 통해 영화 속 이야기에 흥미를 갖게 만드는 에피소드들이 전혀 드러나 있지 않다는 점에서 영화 [디워]가 스토리에서 가지는 한계점이라고 하겠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관객들에게는 낯선 헐리웃 배우들이나 우리나라 전설 속에 등장하는 한국인 배우들의 어색한 연기 역시 매력없는 인물 캐릭터들과 더불어 관객들에게 안타까움을 안겨 준다.
시종일관 눈을 뗄 수 없는 다양한 괴수 캐릭터와 실감나는 CG화면을 통한 충분한 볼거리!!
밋밋하고 특색없는 인물 캐릭터들과 달리 시종일관 관객들에게 눈요깃거리를 제공하는 다양한 괴수 캐릭터들은 그야말로 영화 [디워]의 포인트이자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실감나는 묘사로써 기존 SF 괴수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이무기’ 캐릭터를 완벽하게 구사해 낸 장면들은 보는내내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미국 LA시내를 휘젓고 다니는 악한 이무기 ‘부라키’나 몇장면 등장하지 않지만 굉장한 위엄을 뽐내는 선한 이무기는 영화 [디워]에서도 가장 큰 볼거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관객들 자신도 모르게 마지막에는 입을 벌리며 보게 되는 장면이 있는데, 바로 선한 이무기와 악한 이무기의 대결장면 이다. 사실적이고 실감나는 그래픽 처리로써 영화 [디워]만의 매력을 200% 발산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부라키의 군대를 형성하는 날쌘 샤콘, 커다란 덩치의 네 발 달린 더들더, 날아다니는 불코 등 각양각색의 괴수 캐릭터들은 영화 속에서도 눈을 뗄 수 없게끔 만들어 준다. 이렇듯 영화 [디워]의 성과이자 가장 큰 볼거리는 바로 한국형 SF 기술의 발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SF영화를 즐기는 일부 관객들에게는 한치의 착오 없고, 정교하고 세밀하게 짜여진 헐리웃형 SF 기술과 그래픽 기술에 이미 길들여져 있기에 영화 [디워]에서 부족한 점이 눈에 보여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 끝에 완성시킨 우리나라 기술을 통한 영화 [디워]의 열정이 담긴 그래픽의 완성도 만큼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 아무리 스토리에 대한 지루함을 느끼고, 밋밋한 캐릭터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출발한 관객들이라도 어느 순간부터 곳곳에서 등장하는 실감나는 괴수 캐릭터들과 무시무시한 입을 벌리며 사람들을 위협하는 이무기를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그리고 감탄사를 연발하게 하는 마지막 20분간의 스펙터클하고 화려한 전투장면들이 끝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휘둥그래진 눈과 쩍 벌어진 입, 그리고 한 구석에서 밀려오는 가슴 뭉클함까지 확인하게 될 것이다.
이제는 "감독"으로서의 심형래와 그의 노력과 열정이 담긴 영화인 [디워]를 이야기하자!!
영화 [디워]를 이야기하자면 굳이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요소가 있다. 바로 영화에 대한 열정과 도전으로 오랜 시간 끝에 [디워]를 탄생시킨 심형래 감독이다. 영화 [디워]가 끝난 후, 자신의 영화에 대한 신념과 노력들을 담은 에필로그가 올라갈 때 관객들은 비로소 자신이 가진 영화 [디워]에 대한 편견과 선입관에 대해 새삼 돌아보게 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단순히 ‘개그맨’ 출신의 감독이라는 생각으로 색안경을 끼고 봤던 시선들과 영화감독 이라기 보다는 ‘개그맨’ 심형래라는 이름만으로 평가해 왔던 그의 영화에 대한 도전과 작품들에 대한 평가까지 아직도 많은 관객들에게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용가리]의 엄청난 악평 이후 오랜 시간 끝에 내놓은 [디워]는 이제 그를 ‘개그맨 출신 감독’이 아닌 ‘감독 심형래’라는 이름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물론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며, 하나하나 짚고 넘어가자면 보완되고 수정되어야 할 부분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한국형 SF영화를 위한 영화 곳곳에 뿌려진 노력의 흔적들은 [디워]를 보는내내 가슴 깊게 와 닿는다.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우리나라의 전설을 SF라는 장르와 결합시킨 점이나 비록 미국을 중심으로 한 배경이나 설정들을 통한 이야기가 짜임새는 없지만 중간중간마다 관객들의 실소를 자아내는 ‘한국식 유머’는 참으로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움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다시금 말해도 부족하지 않은 이무기를 비롯한 여러 괴수 캐릭터들과 생생한 그래픽 기술을 통한 실감나는 화면들은 SF영화로서의 볼거리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 영화의 엔딩과 함께 낯설면서도 가슴 뭉클하게 흘러나오는 ‘아리랑’은 지금껏 다른 유명 SF영화의 엔딩에서 느낀 스펙터클한 시원함과는 무언가 다른 가슴 훈훈해지는 느낌을 줄 것이다. 영화 [디워]는 가장 한국적인 소재와 요소들을 통해 SF라는 장르를 개척해 나가려는 심형래 감독의 열정과 노력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어쩌면 너무도 이질적인 두 요소들의 조합이 아직까지 우리나라 관객들에게도 쉽게 와닿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영화 [디워]는 그런 관객들 조차도 인정할 수 있을 만큼 많은 발전과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영화가 공개되기 전부터 많은 관객들에게 드러난 지금 이 순간까지 이른바 ‘[디워]논란’은 열기가 뜨겁다. 모든 것이 심형래 감독과 한국형 SF라는 장르를 내건 영화 [디워]에 대한 호기심이며 관심이고, 또 기대를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하겠다. 그렇지만 그 와중에도 지극히 주관적인 선입견과 색안경 낀 시각으로만 영화를 판단하는 경우도 없지 않으며, 주관적인 기준에 의해서만 영화 [디워]를 판단하고, 나아가서는 심형래 감독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일삼는 경우도 보여진다. 그 역시 다른 형태의 관심이지만 이제 더 이상 그러한 불필요한 논쟁보다는 영화 [디워]에 대한 객관적이고 발전적인 논의가 이루어 졌으면 하는 바이다. 매 작품마다 ‘최고’라는 인정을 받는 지금의 유명 감독들 에게도 완성도 면에서 부족함이 속속 엿보이던 작품들이 있었고, 최고의 영화라고 극찬받는 작품들에도 주관적인 잣대로 본다면 누구에게나 부족함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의견들이 하나둘씩 모아지고 그것들이 다음 영화 속에서 채워졌기에 인정받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심형래 감독의 [디워]는 ‘최고’를 향해가는 ‘최선’을 다한 영화이기에 그 노력과 열정에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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