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울진군 죽변항 앞바다는 서산에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이면 피기 시작하는 불꽃이 있다. 동해 일출과 함께 사라지는 이 불꽃의 이름은 ‘漁火’라고 한다. 동해안 울진 연안에 형성된 오징어 어장에서 만선의 꿈을 안고 어선마다 집어등을 환하게 밝힌 죽변항의 모습은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시킨다.
★...아침 부둣가에서 오징어와 함께 잡힌 삼치, 쥐치 등을 경매하는 손길이 분주히 움직인다
★...집어등의 환한 유혹을 못이긴 오징어 한마리가 어선 위로 끌어 올려지고 있다...▶
★...연안에서 집어등을 대낮같이 밝히고 작업을 하는 오징어 잡이 어선들의 모습은 한폭의 풍경화를 연상시킨다.
예로부터 대나무가 많이 자생한다고 붙여진 이름이 ‘죽변’이지만 지금 이곳은 민가의 옥상마다, 가로수마다 햇빛과 바닷바람에 말리려고 내 놓은 오징어가 지천이다.
이 곳 어민들이 키우는 개들이 가을엔 오징어를, 겨울엔 대게를 입에 물고 다닌다는 말이 우스개 소리만은 아닌 것 같다.
집어등의 환한 유혹을 못이긴 오징어 한마리가 어선 위로 끌어 올려지고 있다.
동틀 무렵 밤샘 작업을 마치고 돌아 온 어부 김상만씨(65)는 “ 오징어 풍년보다 더 좋은 건 마누라 웃는 모습”이라며 부둣가에서 기다리던 부인에게 닻줄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