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죄송해하지 말고 당당하라” 작성자 청지기 2007-09-01 조회 1018
“더 이상 죄송해하지 말고 당당하라”


“더 이상 죄송해하지 말고 당당하라”

아프가니스탄에서 돌아올 19명 당신들이 자랑스럽습니다. 당신들은 자신의 생명과 시간을 섬김과 나눔이라는 숭고한 대의명분 앞에 내던졌습니다. 그것은 당신들이 기독교인이라는 증거입니다. 당신 자신의 즐거움과 안위만을 생각하는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당신들은 죽음이 코앞에 다가온 상황에서도 동료를 생각했습니다. 동료가 먼저 석방될 수 있도록 양보했습니다. 고 배형규 목사의 가족들이 그의 죽음 앞에서 보여준 의연한 태도는 더 넓은 사랑이 무엇인지를 가슴 시리게 보여주었습니다.

당신들을 비난하는 그 어느 누구도 당신들처럼 행동할 수는 없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 묻혀 있는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의 손을 한번이라도 잡아 주고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그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사랑의 열정을 간직한 사람들이 바로 당신들입니다.

그러나 당신들은 비난받아야 마땅합니다. 그것은 당신들을 아프가니스탄으로 보낸 한국교회가 지은 원죄 때문입니다. 분당샘물교회 한 곳만의 잘못이 아닙니다. 어쩌면 분당샘물교회는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대한민국 땅은 물론 중동과 아프리카 혹은 모든 선교지역에서 행한 추악한 위선의 배설물을 뒤집어쓰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복음전파와 선교라는 명목으로 이른바 예수의 실체가 아닌 껍데기만을 전파하는데 급급한 한국교회는 결국 당신들을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기독교의 탈을 쓴 온갖 이단들의 횡행과 잘못된 교회세습, 권력과 부를 향유하는데 급급한 모습, 그리고 ‘땅밟기’ 선교 관행은 오늘날 예수를 탐욕과 부패의 상징인 ‘금관의 예수’로 전락시켰습니다.

나는 이틀 연속으로 지하철 안에서 예수천당 불신지옥을 외치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사태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런 상황을 목격하면서 아주 심한 불편함이 가슴 속에서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는 자신이 세례요한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는 자신이 타고 가는 지하철이 광야라고 생각할 것이며, 하나님의 때가 속히 올 것이라고 믿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나 그가 세례요한처럼 메뚜기와 석청을 먹은 흔적은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지하철 안에는 세례요한 주변에 있었던, 아브라함을 조상으로 두었으며 모세와 함께 홍해를 건넜던 유대인들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하나님께 선택받았다가 이제 불신앙의 길로 들어선 유대인들에게 하나님께서 마지막으로 보낸 구약의 선지자가 바로 세례요한입니다. 만약 그가 자신이 세례요한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는 지하철이 아니라 교회당 한 가운데에서 예수천당 불신지옥을 외쳐야 합니다. 많은 교회가 지금 진정한 하나님과 예수를 알지 못하고 있으며, 정말로 하나님 나라가 올 것이라고 믿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네가 밟은 모든 땅 주님 다스리리”라는 한 복음성가 가사가 있습니다. 선교사들을 파송할 때 가장 많이 부르는 노래입니다. 이 노래 전체의 가사는 매우 비장하며 하나님 나라를 위한 헌신에 대한 각오가 잘 묻어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가사를 액면 그대로 봐서는 안 됩니다. 주님께서는 네가 그 땅을 밟았기 때문에 그 땅을 다스리시지 않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이 밟지 않아도 이미 모든 땅을 다스리시고 계십니다.

아프가니스탄에 봉사단원을 파송할 때에도 분당샘물교회에서 이 노래가 울려 퍼졌습니다. 나는 분당샘물교회 봉사단원들이 자신들이 아프가니스탄 땅을 밟음으로 주님이 그곳을 다스리실 것이라는 ‘인과율적인 선교관’에 사로잡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주님께서 아프가니스탄 땅을 다스리시며 그곳의 사람들 역시 사랑하시기 때문에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인술과 물질을 조금이라도 나누려는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그 땅을 찾아갔다고 믿습니다.

만약 당신이 그 땅을 밟았기 때문에 주님이 그 곳을 다스리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은 그 땅 사람들에게 친구가 아닌 공격적인 ‘괴물 선교사’가 되고 말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잘못된 인과율적인 논리에 따라 수많은 단기선교팀이 비기독교 국가를 찾아가 땅을 밟고, 이슬람사원 앞에서 기도하며, 모슬렘에게 성경을 나누어주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님을 자신이 불러야 나타나는 심부름꾼으로 만들어버리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 기독교 전문잡지는 “한국 선교단의 활동은 100여년 전의 미국을 모방한 19세기 모델에 입각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19세기 미국식 선교방식은 바로 공격적 선교방식이었으며, 수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한국교회에는 이런 잘못된 선교관행이 폭넓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바로 교회의 지도자들이 이렇게 가르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 지도자들은 교회의 청년들을 소위 ‘복음의 전사’로 만들어 ‘땅 끝’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이번 사태를 통해 분명하게 깨달아야 합니다. 교회가 이 땅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공격하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공격당한 수많은 사람들은 이제 교회를 향해 ‘개독교’라고 말하고 목사를 가르켜 ‘먹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나아가 주님의 사랑을 심으러 아프가니스탄을 향해 떠난 이들을 향해 돌을 던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한국교회는 저 돌을 던지는 자들에게 무엇을 보여주어야 할까요. 또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요. 박은조 목사가 국민들에게 “송구스럽습니다”라고 사과하는 것으로 모든 사태가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는 언어의 사과가 아닌 행동의 회개가 따라야 합니다. 이번 인질을 구출하는데 실제로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갔든 들어가지 않았든 물질적인 반성도 있어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재를 뒤집어쓰고 무릎을 꿇어야 합니다. 분당샘물교회는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기꺼이 국민 앞에 내어줄 수 있는 결단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그런 연후에 더 이상 죄송해하지 말고 당당하게 이 세상을 섬겼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곧 이 세상에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며, 세상을 이기신 주님과 동행하는 자세일 것입니다.

뉴스앤조이 /입력 : 2007년 09월 01일 (토) 11:45:33 / 최종편집 : 2007년 09월 01일 (토) 15:08:45 [조회수 : 1325] 이승균 ( seungle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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