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노래만 불렀을 뿐이고… ♧ 작성자 amenaprk 2009-06-01 조회 1129

♧ 난~, 노래만 불렀을 뿐이고

  
 

      
       ♧  난~, 노래만 불렀을 뿐이고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뉴스시간에, 
      요즘도 시골마을을 찾아다니며 공연하고 있는 
      전통 유랑극단을 시청자들에게 소개하기 위하여 
      남자 뉴스 앵커가 현장에 파견된 취재기자를 불렀다.
       
       “지금 유랑극단 공연현장에 
      본 방송국 취재기자가 나가있는데 
      직접 그곳 소식을 듣겠습니다.” 
      
       “네, 지금 제가 있는 곳은 
      강원도 어느 한적한 두메산골마을 
      넒은 마당에 마련되어있는 유랑극단 공연현장입니다. 
      그런데… … …” 
      
      갑자기 기자의 리포트가 뚝〜 끊기자, 
      돌발적인 방송사고로 여긴 앵커가 
      현지의 기자를 불렀다. 
      “안상태 기자〜 안상태 기자〜” 
      
      그러자 매우 긴박한 처지에 빠져있는 
      기자의 표정과 함께 더듬거리고 
      떨리는 목소리가 화면에 흘렀다. 
      
      "난〜, 유랑극단 단장 말을 듣고 
      잘 훈련된 코끼리가 장애물을 뛰어넘는다기에 
      땅에 벌렁 누웠을 뿐이고…” 
      
      “난〜, 그 코끼리가 
      누워있는 사람들을 뛰어넘는다기에… … …” 
      
      또 말이 끊기자 다급히 기자를 불러댔다. 
      “안기자〜 안기자〜” 
      그러자 이번엔 초죽음 된 
      안기자의 처절한 외침이 전해졌다. 
      
      "난〜, 그냥 내 옆에 누워있는 단장의 갈비뼈가 
      으드득거리며 부서지는 소리를 들었을 뿐이고…” 
      “그 코끼리의 넓은 발바닥이 
      바로 내 코앞에 보일 뿐이고… 
      엄마〜 엄마〜 난, 집에 가고 싶어〜”』 
      
      매주 일요일 저녁 9시부터 
      KBS-2TV에서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최고의 인기와 시청률을 자랑하며 
      방송되고 있는 ‘개그 콘서트’ 중에 
      '안상태 기자’코너를 즐기면서 
      알뜰히 메모를 해둔 내용이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처지에다 
      중량감 있는 지도자급 위치의 장로가 
      품위 떨어지는 바보상자인 TV를 시청하고 
      그것도 시시콜콜한 개그 이야기냐? 고 하겠지만…, 
      
      오랜 날 방송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주일아침 찬양부터 오후의 여러 모임까지 
      온종일을 교회에서 보내고 
      늦은 시각 지친 몸으로 귀가할 때마다 
      짜증스런 뉴스 따위보다는
       
      부담 없이 웃음 솟는 개그나 
      유머소재의 코미디프로그램을 시청하면 
      기분전환과 함께 스트레스가 말끔히 씻겨지는 
      뛰어난 미디어 효과를 얻고 있음을 밝힌다. 
      
      가끔 듣지만, 
      오늘도 교회에서 만난 어느 성도가 던진 
      질문이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었다. 
      
      “장로님은 
      교인들로부터 존경받는 선임 장로님이면서도 
      어찌 찬양대석에 앉아 계속 노래를 합니까?” 
      
      지금은 많은 대원과 노래수준도 비교적 높지만, 
      50년 전에는 대원 숫자나 음악성마저도 빈약했던 때여서 
      나는 고등학교시절부터 일찍 찬양대원으로 봉사하며 
      여러 곳에 불려 다니며 노랠 불렀고… 
      
      청년시절부터는 
      전공하던 성악도의 길에서 벗어나 
      방송제작현장에 뛰어들어 정년퇴임 때까지 
      외길 방송인으로 활약해오면서도, 
      내 딴엔 하나님이 주신 기름진 목소리를 감사하며 
      열정적으로 지휘를 했었고 
      
      지금도 찬양대 뒷자리에 앉아 
      노래 부르는 사명감 하나만을 자부하는 
      노장(老壯)대원인데….  
      
      이보다 더한 경우는, 
      이따금 이웃들이 우스개삼아 던지는 질문들이 
      나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든다. 
      
      “장로합창단에 아주 빠졌다지요?” 
      “도대체 몇 년째 단장합니까?” 
      “혼자 일하면 수입도 짭짤하지요?” 
      “후임자 물색은?” “160명 장로들〜, 말 잘 듣습니까?” 
      “매달 단보 만든다고 돈 됩니까? 밥 됩니까?” 
      
       마치 아이가 장난삼아 호수에 돌멩이를 던지지만, 
      돌을 피하는 개구리에게는 
      생사(生死)의 갈림길에서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스트레스를 받는 것에 버금가는 
      비아냥거림(?) 섞인 질문들이기에, 
      
      이런 말을 들을 적마다 서글퍼지면서도 
      한편으로 역발상적인 의욕이 솟아나기도 하지만…. 
         
      
      지난 1984년 25명의 미약한 단원으로 출발해 
      4반세기를 맞은 오늘 160여 명의 대단원으로 
      창대하게 성장·발전되었음에 감사한다. 
      
      그렇다고 
      전국에서 으뜸가는 규모와 활동을 한다고 해서 
      결코 자랑하지 않으련다. 
      
      
      지난 주말, 
      금품수수사건에 휘말려 검찰수사를 받던 전직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세상을 떠난 
      충격적인 사건을 지켜보면서 
      
      "나의 평생에 여호와께 노래하며 
      나의 생존한 동안 
      내 하나님을 찬양하리로다.”(시104:33)는 다윗의 고백처럼 
      
      그저 주님 명령 따라, 
      하나님이 즐겨 받으시는 찬양을 호흡이 있는 그날까지, 
      주님 앞에 설 때까지, 
      하늘 우러러 찬양하는 순례자의 사명을 
      묵묵히 지켜가는 것뿐이다. 
      
      그러다가 천국찬양대원 되려고 
      황금 문 앞에서 만난 문지기 천사가, 
      “그동안 세상에서 뭐했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하련다. 
      “난〜, 노래만 불렀을 뿐이고…” ☞박정도 장로/amenpark150@hanmail.net 

      지난 2007년 1월에 떠난 남미순회연주 때
      어느 레스트랑 무대에 올라 현지악단 멤버들과 "엘 콘도파사"(철새는 날아가고)를 부르고 있는 큰 머슴...


      El Condor Pasa(철새는 날아가고/페루 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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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ww.dechoi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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