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에 드리는 글 / 100번째 손님 ♥ 작성자 큰 머슴 2013-06-03 조회 965

 6월에 드리는 글 / 100번째 손님  

 


국밥 집 주인 강씨 아저씨는
손님을 기다리며 신문을 뒤적이고 있었습니다.

점심시간이 정해져 있는 직장 손님들이
한 차례 지나간 뒤였습니다.
그때 문이 벌름히 열렸습니다.

머리카락이 허연 할머니가 두리번거리며 들어섰습니다.
그 뒤를 따라
열 살도 채 안 되어 보이는 소년이 들어왔습니다.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선 강씨 아저씨가
웃는 얼굴로 그들을 맞았습니다.
“저, 저어…. 쇠머리국밥 한 그릇에 얼마나 하는지?”
“4천 원 받습니다.”

할머니는 조금 엉거주춤 몸을 돌려
허리춤에서 주머니를 꺼냈습니다.
그 주머니 안에 든 동전까지 조물락거리며
“한 그릇만 주세요.”

소년을 먼저 앉히고 할머니는
그 맞은쪽으로 가서 앉았습니다.
강씨 아저씨는 그들 앞에 물잔 둘을 놓고,
주전자로 물을 쪼르르 따랐습니다.

조금 뒤,
강씨 아저씨는 국밥 한 그릇에 깍두기 한 접시를 곁들여
할머니와 소년의 가운데에 놓았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오르고 구수한 냄새가 풍겼습니다.

“아가야, 어서 많이 먹어라.”
소년은 국밥을 한 숟가락 푹 떠서 입에 막 넣으려다가는
할머니를 바라보았습니다.

“할머니, 정말 점심 먹었어?”
“그럼, 배불리 먹었다. 너나 어서,  어서 먹어라.”

그제야 소년은 국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소년이 게걸스러이 먹는 동안 할머니는
깍두기 하나를 손으로 집어 입에 넣고
오물오물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씨 아저씨가
그들 앞으로 다가갔습니다.
오늘 참 운이 좋으십니다.
"할머니는 오늘 우리 집의  백번째 손님입니다.”

할머니는 무슨 소리냐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며
강씨 아저씨를 쳐다보았습니다.
“우리 집에서는 그 날의 백 번째 손님께는 돈을 받지 않습니다.
작은 복권을 하나 타신 셈이지요.”

“아니, 그게 정말인가요?”
“아, 그럼요. 오늘은 그냥 가시고, 다음에 또 오십시오.”

할머니는 쪼글쪼글한 얼굴 주름살이
다 펴지도록 환히 웃었습니다.



그로부터
세 달 남짓 지난 어느 날이었습니다.

강씨 아저씨는 무심코 창밖을 내다보다가
길 건너 쪽에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낯익은 소년을 발견했습니다.

사흘째 내리
그 자리에 서 있는 그 아이를 본 강씨 아저씨는
아내를 보내 무슨 까닭인지 넌지시 알아보게 했습니다.

한참 만에 돌아온 아내의 얼굴빛은
그리 밝지 못했습니다.

“내일 모레가 쟤 할머니의 생신이래요.
할머니께 국밥을 대접해 드리려고 언제쯤 오면
백번째 손님이 될 수 있는지를 셈치고 있나 봐요.”
 
이미 백 번째 손님에 대한 사연을 알고 있던
그의 아내가 일러 주었습니다.

“이거 야단 아니야?  백 번째 손님은커녕….”

강씨 아저씨의 고민은 그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한나절 내내 “이거 야단 아니야!”를 연발하던 강씨 아저씨가
무릎을 탁 쳤습니다.

그러더니 전화기 앞에 붙어 앉아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댔습니다.

“과장님이세요? 모레 점심시간에 저희 집에 오십시오.
별일은 아니고요.
평소에 도와주셔서 점심 한 끼 대접하고 싶어서요.
친구 분들과 같이 오시면 더 좋습니다.”

강씨 아저씨는 전화번호를 적어 놓은 수첩을 뒤적이며
한참 동안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리고는 똑같은 말을 되풀이했습니다.

드디어 그날이 되었습니다.

강씨 아저씨네 국밥집 건너편 길에 소년이 나타났습니다.
혼자가 아니고 할머니랑 같이 였습니다.
강씨 아저씨네 국밥집에 손님이 한 사람 들어갈 적마다
소년은 동그라미 속에 돌멩이를 하나씩 넣었습니다.

여느 날과 달리 손님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뒤였습니다.

“할머니, 어서 일어서! 아흔아홉 번째 손님이 들어갔어.
 다음이 백 번째란 말이야.”

소년이 서둘러 할머니 손을 잡고 끌었습니다.
오늘은 내가 할머니께 사드리는 거야.”
소년은 할머니의 귀에 대고 나직이 속삭이며
씨익~ 웃었습니다.

“오냐, 고맙다.”
할머니는 더없이 행복한 얼굴로 소년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날 진짜 백번째 손님이 된 할머니는
또 따뜻한 쇠머리국밥 한 그릇을 대접받았습니다.

식당 안을 그들먹하게 메운 손님들은
아무 영문도 모르며 국밥만 얻어먹었지요.

그런 일이 있은 뒤로 참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강씨 아저씨네 국밥집에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정말로 백 번째 손님이 되어
국밥을 공짜로 먹는 사람이 날마다 생겼습니다.

그리고
이백 번째 손님이 되어 같이 온 사람들까지
공짜 국밥을 먹는 일도 가끔 있었답니다.


< 6월 첫 주일 오후에 'TV동화 / 행복한 세상'을 읽으면서
통곡하듯 감동의 눈물을 흘린 글이기에,  큰 머슴이 띄웁니다. >

♪ Dvorak - Going Home / Libera boys choir ♪
 
☞ 여기를 클릭하면 DEC(대구장로합창단) 홈페이지로 옮겨집니다 ☜
-www.dechoir.net-
ㆍ작성자 : 聖南 좋은 글,
마음에 새겨 둡니다.
감사합니다.
등록일 : 2013-06-03
ㆍ작성자 : 익산/송규문 글을 다 읽다보니 눈에 눈물이 고이네요
직원들 앞이라 눈물을 보일 수가 없어
눈속에서 눈물을 말렸습니다.
참 아름다운 장면이네요.
저 어릴적 집안형편이 어려워
외식은 꿈도 꿀 수 없었는데...
초등학교 시절 고등학생인 장형이
하꼬방 같은 허름한 식당을 데려 갔는데
그때 거기서 처음 먹어본 짜장면이
어찌 그리도 맛이 있었는지!!
그때 생각이 새삼 떠오르네요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서
짜장면에 고추가루를 듬뿍타서
맛있게 먹곤합니다.
초하지절, 6월을 맞이해서
단장님의 좋은 글로 저희의 영혼을 살찌우게 하시니...
금년 여름도 은혜가운데 지낼 것 같습니다.
항상 건강을 기원합니다.
익산에서 송규문 장로 올림
등록일 : 2013-06-03
ㆍ작성자 : 홍순덕/T1 정말 가슴 따뜻한 글입니다.
그런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야 하겠다고 다짐합니다.
한 주간도 승리하십시오
감사합니다.
-홍순덕 드림
등록일 : 2013-06-03
ㆍ작성자 : 장운광/순천 박단장님!
6월이 시작되는 첫 주의 첫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메시지와 같이
흐뭇한 일들이 계속 이어지길 기도 합니다.
박장로님! 화이팅입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오.
순천에서 장운광 장로 드림
등록일 : 2013-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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