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겨울 사이
하나 둘 꺾이고 꺾인 세월
올 것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하나는 외로워서 둘이라고
차마 거두지 못한 시간들 용서하라며
11월이 기어코 문을 두드립니다
사실 반갑지 않은 손님일지도 모릅니다
가을에서 겨울로 물들어가는
하나가 아닌 두 개의 계절이 공존하는
그래서 더 춥고 아리게 될 시간들이
부담으로 다가올지도 모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마운 건
숨 쉬고 있기에 만날 수 있다는 기쁨입니다
지금보다 더 많이 떨어지고 거리를 뒹굴 테지만
그마저도 살아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면
더 이상 아파하지 않겠습니다
참 많이도 걸어 왔습니다
그래서 지치고 고단했을 마음에 찾아온 11월은
한 걸음 두 걸음 걸어오면서
많이 휘청거렸을 내 두 다리를 쭉 펴고 걸으라며
내미는 그 두 손은 위로인지도 모릅니다
하나는 외로울 수밖에 없어 둘이어야 합니다
고마운 사람들은 더 기억하겠고
서운했던 일들은 모두 잊겠습니다
가까운 사람들은 더 사랑하겠고
미워했던 일들은 모두 용서하겠습니다
- 김학주 -

오늘
싸늘한 공기가 감도는 이른 아침에
인터넷으로 받은 어느 시인의 글줄기가
움츠렸던 심신을 따뜻하게 만들어 줍니다.
꼭 한 주간 전에
온 정성을 다해 준비했던
정기연주회를 마치고
심신에 깊게 쌓였던 피로를 씻을 겸
단풍구경 삼아
잰걸음으로 호남 땅 전주를 다녀왔지만
고속도로 주변 높은 산이나 들녘은커녕
단풍인파로 붐빌 것이라 예상했던 휴게소마저도
붉은 빛깔로 곱게 단장한 단풍은 볼 수 없었고
멀리
마이산의 두 봉우리만
형제처럼
친구처럼
우두커니 서로를 마주보고 서있었죠.

올해 따라
가을에서 겨울로 옮겨기려는
계절의 발걸음이
이토록 가슴 아리게 하는 지?
두 중년여인 탓에 빚어진
욕망의 흔적이 끝없이 들추어지면서
온 나라와 민초들의 가슴을
단풍빛깔처럼 붉게 멍들게 하고 있으니...
늘 하늘 우러러 찬양하며
욕심 없이 살아가는 큰 머슴의 작은 소망은
어서 어서
이 가을과 겨울이 지나
새봄이 왔으면 하는 맘이외다.

이제는
지겹게 제살 베어 먹듯 쪼아대는
언론의 속보가 보고 듣기 싫어져서
TV뉴스도 조간신문도 멀어지고
혹
만나는 이웃이 요즘 흉한 세상 얘길 꺼내면
슬며시 그 자리를 뜬답니다.
어서 어서
이 가을도 다가오는 겨울도 훌쩍 지나
새 봄이 왔으면
따뜻한 새봄이 왔으면...
아프리카 동물의 왕국에서 본 것 같은
죽은 짐승 뜯어먹는 하이에나 무리처럼
흉측하게 망가진 나라꼴을 보면서
마냥 울고 싶은 마음 입니다.

조국해방과 6.25전쟁과 휴전
4.19와 5.16과 10.26을 거치고
광우병과 4대강에다 세월호의
그 아픔의 흔적들을
똑똑히 지켜봤던 터이기에...
지금
단풍빛깔 닮아 시퍼렇게 멍들어 가는 나라꼴에
가슴 아파하는 이웃과 함께
하늘 우러러 곡조 있는 기도를 드리는
☆ DEC170/늘 찬양하는 큰 머슴 ☆

" 기도를 항상 힘쓰고 기도에 감사함으로 깨어있으라 " -골4:2-
-전주장로합창단 정기연주회에 참석해 현-차기-직전 단장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