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을 빗물처럼... ♥ “7월의 어느 여름날이었다. 오랜 가뭄 끝에 기다리던 장맛비가 며칠째 단비처럼 내리면서
반나절을 지나는 동안 손님하나 오지 않는 텅 빈 이용소의 주인은 마냥 굵은 빗줄기가 뿌리는 창밖을 하염없이 내다보고 앉아 있었다.

그 무렵, 빗물 흐르는 우산과 까만 비닐봉지를 손에 들고 이용소 문을 열고 당황하듯 들어오는 말끔한 정장차림의 어르신이 그날에 첫 손님이라 엄청스레 반갑게 맞았다.
“어서 오십쇼. 이렇게 장대비가 오는데… 우산은 밖에 두고 젖은 옷일랑 어서 벗으시고 비닐봉지는 여기에…”
“주인장, 되도록 빨리 이발해주시오. 내가 사람을 만날 약속시간이 다가와서 빨리 가야하니 가급적 빠르게…”

이용소주인은 당혹스런 손님의 요청에 따라 빠른 손놀림으로 이발을 하면서 조심스레 어르신에게 이야기를 건넸다.
“어르신, 이렇게 장대비가 오는데 정장차림으로 약속시간을 지켜 만날 분이 꽤나 귀한 분이신 모양인가 봅니다.”
“주인양반, 실은 오늘 점심시간이 요양소에 입원해 있는 아내를 면회하는 날이라오.
두 주에 한 번씩 가는 날이라 평소 아내가 즐겨먹던 스시를 주문해 병실을 찾아가는데 오늘따라 단골 스시가게 문을 늦게 열어 그만 늦었다오.”

아이구나 사모님께서 엄청 기뻐하고 반기면서 어르신을 맞이하겠구먼요.”
“주인양반, 그게 아니라오. 우리 아내는 중증치매환자여서 오늘 내가 찾아가도 누군지 알아보지도 못한다오.”
“아니 그러면 뭣 때문에∼ 알아보지도 못하는 처지인데 이처럼 비오는 날인데 꼭 이발을 하고 가셔야합니까?”
“여보시게, 비록 아내는 나를 알아보지 못할지언정 아내 사랑하는 남편인 나는 자신을 스스로 너무 잘 알고 있잖소.
그래서 아내를 만나러 갈 때마다 늘 옛날처럼 단정한 모습으로 사랑과 정성을 가슴에 안고 만나러 간다오.”

이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두 사람의 대화는 끊겼다.
평소보다 빠르게 이발을 마친 다음 넥타이까지 고쳐 맨 중후한 모습의 정장차림으로 스시가 든 까만 비닐봉지와 우산을 펴고 이용소를 나가면서 어르신이 남긴 한 마디.
“다른 날보다 더 빠르게 이발했는데 오늘따라 더 멋있게 다듬어서 아내가 더 좋아할 것만 같아 정말 고맙소이다.”
굵은 빗줄기가 세차게 뿌리는 빗길 따라 총총걸음으로 멀어져가는 어르신의 모습을 뚫어지게 지켜보던 이용소주인은 한참동안 참았던 감동이 뭉클하게 북받쳐 올랐다.
그러면서 두 눈에선 기다렸던 7월의 장맛비의 빗물보다 더 굵은 눈물이 흘러내리면서 창 너머 뵈는 빗길이 점점 흐려지더니 풀썩 의자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닦았다.

한 때 인터넷을 달구던 ‘알츠하이머 부인과 할아버지’의 감동적인 픽션스토리가 있어,
이를 큰 머슴이 패러디하여 ‘비오는 날에 이용소 주인과 스시를 든 어르신’으로 등장인물을 설정하고 내용전체를 재구성 해 보았다.
바야흐로 고령(高齡)사회를 맞아 삶의 질이 향상되면서 드디어 100세 시대를 향하고 있다.
갈수록 노인인구 증가로 각종 노인성질환으로 치료받는 환자의 숫자가 늘어만 가기에 자연스럽게 노인 대상 요양시설도 늘어만 간다.
 지난 해 2016년 말 기준으로 통계청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으로 의료혜택을 받는 노인 수가 645만 명으로 우리나라 전체인구 51,704,332명의 약 13%에 이른다고….
그래서 65세 이상 노인 수가 전체인구의 20%이상 차지하는 국가에 해당되는 초(超)고령화 사회를 향하여 빠르게 치닫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어르신들의 삶을 100세까지 이르게 하는 각종 요양기관(병원, 의원, 복지시설 등)은, 모두 89,910개로 해마다 2% 넘게 증가하고 있어
가히 나라 전체가 노인요양시설로 꽉 들어찬 듯해 다소 씁쓸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요즘 주위를 살펴보면, 한 집 건너 사는 이웃의 노부모와 배우자와 친척들이 노인요양시설 신세를 지고 있음에,
언제일지는 몰라도 우리도 피할 수 없이 거쳐야할 필수코스(?)라서 결코 남의 일처럼 여길 수만 없는 게 현실이다. 장대 같이 퍼붓는 빗줄기를 맞으면서도 말끔히 이발하고 정장차림에다 좋아하는 음식까지 준비하여 치매로 입원한 아내를 찾아가는 그 어르신이
바로 나 자신일 수도 있을 것 같아 가족 사랑과 이웃사랑의 실체를 곱씹게 만든다.

사랑이란, 남으로 부터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욱 풍성한 기쁨이며 행복이다. 빗물처럼 고이면 낮은 곳으로 보내고
고통처럼 막히면 돌아서 가고 기쁨과 행복이 채워져 흘러온 만큼 드넓은 강과 큰 바다가 되도록 흘러 보내자.
사랑의 빗물을 멀리서 찾을 것 없다. 가까운 가족과 이웃이나 오랜 날 잊었던 옛 친구라도 찾아서 사랑을 안겨주자.
오랜 가뭄 속에 7월의 장마를 애타게 기다리듯이 사랑을 빗물처럼 흘러 보내자. ♥ DEC170/늘 노래하는 큰 머슴 ♥
 ☞지난 6월 8일(木) 서울사랑의 교회에서 열린 전국연주회를 주관한 전국협회 임원들...
♪ Phil Coulter Piano-Whispering Hope/(희망의 속삭임) ♪
☞ 윈도우7으로 제작해 음악이 들리자 않음에 DEC(대장합) 홈페이지로 오십시오 ☜ -www.dechoi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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