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도 선풍기를 발로 끄는가? " 
예부터 ‘화장실 갈 때와
올 때의 마음이 틀리다.’라는 말을
사자성어로 ‘여측이심’(如廁二心)이라한다.
무릇 아쉬울 때는 급하게 매달리다가
아쉬울 게 없어지면
이내 마음이 바뀌는
일반적 현상을 일컫는다.
시원한 계절 가을이 코앞에 다가와
비록 멀어질 선풍기 일지라도
그토록 푹푹 찌던 기록적인 폭염에
에어컨 이상으로 밤새도록 몸 가까이서
극한 열대야를 식혀주던 선풍기를
이젠 내년 여름철에 쓸 때까지
살갑게 보관하기 위해
정성껏 잘 닦아서 챙겨둬야 할
즈음이 되었다.
그런데 지난 여름동안
더위를 쫓으러 선풍기를 켤 때는
늘 차분히 손으로
전원 스위치 버튼을 눌리지만,
선풍기를 끌 때는
너나할 것 없이 시답잖게 여겨
마치 태권도 발차기를 하듯
으레 발로 스위치를 끈다.
'여측이심’ 같은 짓이다.
평소 고마움을 깡그리 잊은 채
금수저가 흙수저에게
갑질을 하는 것처럼 뱉듯이
발끝으로 스위치를 끄는 것이 상습화되더니
올여름에는
아예 발로 켜고 끄는
‘풋 터치 선풍기’까지 나왔음에
무릇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감탄고토/甘呑苦吐)라는 듯이
신종선풍기가 날개 돋친 듯 팔렸으니….
지난 6월 초여름 날의 일이다.
뉴스초점이 싱가포르에 쏠렸던
북미정상회담에 이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흙수저로 여겼던 민초들의 돌풍으로
집권여당이 전국적으로 싹쓸이하듯 압승하면서
상대적으로 궤멸(潰滅)의
수순(手順)을 밟게 된 야당대표는
유례없는 대참패의 책임을 지고
나락으로 떨어지듯 사라져갔다.
선거 때마다 겪는
우리 정치권 특유의
오래된 관행(慣行)이지만,
그동안 일궈낸 업적 따위는 간곳없고
‘여측이심’같이
뱉어 버린 배은망덕한 모양새로
단숨에 조직에서 걷어차이듯
줄줄이 사퇴를 했으니….
실망스런
정치권 무리보다 더한 경우가
프로스포츠 세계에서도 흔하게 본다.
특히 프로야구 감독 경우는
지난 몇 시즌동안 가을야구시즌에
우승문턱까지 갈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었을지라도
최근성적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면
팀을 이끌던 감독은
곧장 ‘명장(名將)에서 패장(敗將)’이 되고,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 버리는
구단(球團)과 팬들의 따가운 눈총에
모든 책임을 지고 독배(毒杯)를 드는
파리 목숨(?) 신세가 된다.
그리고는 경기 중에라도
쓸쓸히 그라운드를 떠나는
‘여측이심’의 냉혹(冷酷)하고
서글픈 현장모습들을
오랜 날 동안
프로야구를 사랑하고 즐기는
수많은 팬들이
늘 중계방송을 통하여
지켜보고 있으니… .
최근 이웃교회로부터 들리는 이야기가
이 같은 모양새를 꼭 빼닮아
마음 한구석으로부터 아려온다.
교인들에게 존경받으며
멀쩡히 시무중인 담임목사가
20년을 채워 원로가 되면
대우문제가 부담이 되기에
온갖 구실을 내걸어
밀쳐내려고 갑질(?)하는 금수저 장로들과
흙수저가 된 목사가
밀당(밀고 당김)을 한다.
지난날 집사시절
신앙으로 양육시켜 장로 직분 얻도록 힘쓴
담임목사를 원로되기 전에
깔아뭉개어 내쫓듯 사임토록 강권한 것을
마치 고난의 십자가를 지고
영예의 면류관을 쓴 듯
자랑스러운 소문으로 퍼뜨리자
이를 본뜬 뭇 교회 장로들도
담임목사 조기은퇴를 추진하는
‘여측이심’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으니….
태풍이 지나간 뒤라서
결실의 계절 9월을 맞아
시원한 초가을 바람이 분다.
지난 여름의 찜통더위를 식혀준 선
풍기를 살갑게 닦아 챙기면서
나만이라도 먼저
‘여측이심’(如廁二心)을 버려야겠다는
깨달음이 생겼다.
본격적인 연주시즌에
‘단원 총동원령’을 선포하는 나부터
이웃사랑에 힘쓰며
달든 쓰든 뱉지 않고 삼키련다.
말로만 민심은 천심이라
떠들어 대는 정치꾼들,
승패에 목숨을 건 감독들,
은퇴를 걱정하는
흙수저 목사님들도
사랑의 눈으로 지켜보련다.
더불어
이제부턴 고마운 선풍기를
발로 끄지 않고
손으로 끈다는 것까지 곱씹으며
이웃들에게 외쳐본다.
“아직도 선풍기를 발로 끄는가?”
♥ DEC150/늘 노래하는 큰 머슴 ♥
☞ 지난 9월 3일(月)저녁무렵 정기연주회를 위해 찬양을 다듬는 DEC의 찬양동지들…
♪ 선풍기의 고마음을 느끼면서 듣는 감동의 찬양 접속곡 ♪
☞ 윈도우7으로 제작해 찬양이 들리지 않음에 DEC(대장합) 홈페이지로... ☜ -www.dechoir.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