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의 촛불기도 / 이해인 ☆
-성탄절에 평화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첫 번째는 감사의 촛불을 켭니다.
올 한 해 동안 받은 모든 은혜에 대해서
아직 이렇게 살아 있음에 대해서
감사를 드립니다.
두 번째는 참회의 촛불을 켭니다.
말로만 용서하고
마음으로 용서 못한 적이 많은
저의 옹졸함을 부끄러워합니다.
세 번째는 평화의 촛불을 켭니다.
세계의 평화 나라의 평화
가정의 평화를 기원하면서
촛불을 켜면 이 세상 사람들이
가까운 촛불로 펄럭입니다.
네 번째는 희망의 촛불을 켭니다.
한 해가 왜 이리 빠를까
한숨을 쉬다가 또 새로운 한 해가 오네
반가워하면서 다시 시작하는 설렘으로
희망의 노래를 힘찬 목소리로 부르렵니다.
겸손히 불러야만 오는 희망
꾸준히 갈고 닦아야만 선물이 되는
희망을 더 깊이 끌어안으며
촛불 속에 춤추는 저를 봅니다.
아기예수 탄생을 기다리며
4개의 촛불을 켜고 기도하며
이 땅에 사랑과 평화 넘치기를 바라지만...
그러나
올해 12월의 나날이
칼날 같이 매서운 코로나19에 고통 당하면서
모두의 몸과 맘이 갈기갈기 찢겨졌어도
평안을 바라며 기도하는 맘으로
이웃사랑을 전하려는
찬양하는 순례자들의 모습이 떠올랐음에...
온갖 추한 일들이 이 땅에서 일어나도
은은한 성탄의 하모니가 울려 퍼진
아름다운 그곳,
촛불처럼 따뜻하고 환하게
곡조 있는 12월의 기도를 드린 곳,
지난 해 이맘 때 코로나도 없었던
한려수도 여수 땅에서 열린 연주회에 참석해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쳤던 그 모습이 떠올라
평화를 바라는 4개의 촛불처럼
감사, 참회, 평화, 희망을 바라며
일그러진 성탄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음에...
코로나가 없었던 지난해 12월엔
4개의 촛불을 켜고 조용히 기도하는 맘으로
그래도 어디선가 불러주는 이가 있었기에
여러 곳에서 열린 연주회에 연일 참석하느라
온 몸에 피로가 몰려와도 잰걸음으로 다녀와서
사랑과 평화를 바라는 맘으로
교회에서 크리스마스 칸타타 나레이터를 맡아
12월의 촛불기도처럼
더없이 뜨거운 감동이 넘쳐났던 기억이...
비록 올해 성탄절 연주는 뭉개졌어도
맘에서 우러난 곡조 있는 기도와 더불어
모두에게 사랑과 평화가 가득한
해넘이가 되길 바라며
온갖 추한 세상일들과
코로나로 찌든 이웃들을 위로하는 맘으로
싸늘하게 깊어가는 2020년 12월 마지막 주간에
이해인 수녀가 쓴
12월의 촛불기도를 띄우는...
-☆ DEC150/늘 노래하는 큰 머슴 ☆-
☞ 지난해 l2월 25일(水) 칼바람처럼 싸늘했던 성탄절 오전에
70년 동안 섬겨온 대구신광교회에서 평화를 위한 칸타타를 연주했었던...☜ ♪ 플르트연주로 흐르는~ / "날 구원하신 주 감사"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