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에 대한 각자(各自)의 의견
옛 선각(先覺)들이
물 좋고 산수 좋은 심산유곡 누곽(樓廓)에 앉아
풍광을 줄기며 신성들의 꿈을 가지고 한때 즐기고 있었다,
이때 정철이 제안을 하고 이에 동의하여
그의 제안을 이행하기로 하였다
제안은 이것이다,
소리이다,
지금 우리가 있는 곳에서 우리들의 귀 갓에 들리는 소리가 무슨 소리인지 소리에 대한 느낌을 말하기로 한 것이다.
정철의 말,
맑은 밤, 밝은 달밤에 구름이 지나가는 소리이다.
심 일송의 말,
만산홍엽(滿山紅葉)의 계절에 바람 앞에서 원숭이가 우는 소리이다,
유성용의 말,
나는 입맛을 돋우는 술을 거르는 소리이다.
이 명사(李明沙)의 말,
산간초당에서 선비들이 시를 옮은 소리이다.
이항복의 말,
동방화촉(洞房華燭)의 밤에 신부가 치마끈을 푸는 소리이다,
이 글을 읽고 여러분은 어떠한 생각을 했는지요?
한가지 소리를 가지고 다 각기 다른 의견을 나타냈습니다.
이후의 생각은 독자의 여운(餘韻)에 맏이고,
오인(吾人)의 느낌을 말하면
인면여심(人面如心)이라 하는 말을 들어 본 일이 있는 지요?
사람의 얼굴이 각각 다른 것은 사람의 마음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있지만 그 사람의 마음을 나타내려고 얼굴이 다르게
만들었다는 고사(古辭)의 말입니다.
이처럼 이들의 소리를 듣고 각자가 다른 음성을 나타낸 것도
각자 자기의 마음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자기의 생각을 소리에 맞추어 마음을 표현한 것으로 오인(吾人)은 생각합니다.
좋은 의견을 덧 글로 전해주시면 호의(好意)로 받아드리고, 감사(感謝)의 마음으로 간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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