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일이다. 버스를 타고 시내로 갈 일이 생겼다. 자리를 겨우 잡고 앉아 있는데, 다음 정거장에서 한 노인이 두 손에 지팡이를 짚고 올라탔다. 목에 작은 손가방을 매달고 있었다. 아무래도 내가 자리를 양보해야겠기에 "할아버지 여기에 앉으세요" 하면서 뒷자리로 옮겨 갔다. 할아버지는 앉으면서 "고마워"라고 인사했다. 앞자리 할아버지도 지팡이 두 개를 짚으면서 일어서는 것이다. 내가 "조심하세요"라고 붙들어 주면서 함께 내렸다. 허리가 많이 앞으로 굽어 있었다. "이렇게 혼자 다니셔도 괜찮으세요?" 물었더니 "저 골목까지 가면 딸이나 손녀가 마중 나올 거야" 했다. 함께 걸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할아버지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했다. 힐끗 내 얼굴을 쳐다보며 "나 금년에 아흔둘이야"라며 발걸음을 옮겼다. 내가 먼저 옆으로 돌아서면서 "할아버지 조심해서 걸으세요. 즐거운 하루 보내시고요"라고 작별 인사를 했다. 할아버지는 "도와줘서 고마워"라면서 네 발 걸음으로 떠나갔다. 혼자 가면서 생각해 보았다. 나보다 일곱 살이나 아래인 할아버지가 나를 손아랫사람으로 대한 것이다. 약간 억울하기도 하고 손해를 본 것 같기도 했다. 어떻게 생각하면 지팡이가 필요 없는 내가 더 고맙기도 하고 “ - 생략- 가끔 TV 에 나오는 노인들이 진행자가 질문을 하면 막무가네 말을 놓는것을 봅니다...... '나이가 무기' 라는 말이 맞습니다. 나이 들었다는 이유 하나로, 예의도 질서도, 염치도 다 포기 한 노친네들을 보면 나도 노인에 접어 들었지만 ;나는 그러지 말자'고 다짐을 하게 합니다. 우리 교회, 은퇴 하신 장로님 한 분은 나보다 일곱살이나 선배시고, 대학교 총장으로 8 년 역임하신 분이지만, 후배나, 손 아래 교인들에게 언제나 예를 갖춘 말씀을 건냅니다. 그래서 더 존경이 갑니다. 나이 들었다고, 장로라고, 선배라고, 후배들을 향해, 예의도 질서도, 염치도 다 생략한 말과 행동은 그들에게 결코 존경심을 불러 일으키지도, 더 가까이 오게하지도 못하, 오히려 그들의 마음과 거리에서 우리를 더 멀리하게하는 첩경입니다. 나이들 수록 우리 언어와 행동과 마음이 더 깊고, 아름다우면 좋겠습니다. 푸른 나뭇잎이 가을이 오면 곱게 단풍들듯, 우리도 인생의 가을이 아름답게 곱게물들길 소원는 계절입니다. |